(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현재 시행하는 국채 매입 프로그램(SMP)을 대신할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유럽시간) 보도했다.

에발트 노보트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정책위원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가능한 대안을 논의하는 중"이라며 "이 논의는 SMP 프로그램 없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그리 멀지 않다"고 말했다.

노보트니 ECB 위원은 이번 논의는 "모든 통화 정책 방법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보트니는 "우리가 바로잡고자 하는 시장의 결함이 다른 곳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ECB 위원회 내에) SMP에 대한 회의주의가 실제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ECB 정책 위원들 사이에서도 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반대하거나 추가 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ECB는 작년 여름부터 어려움에 빠진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를 사왔으며 지난 1월13일 기준으로 지금까지 총 2천170억유로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악셀 베버 독일 분데스방크 전 총재와 위르겐 슈타크 ECB 집행이사는 ECB의 국채 매입에 반대해 각각 사임했다.

노보트니는 "일종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은 대체로 인정된 것"이라며 다만 ECB는 채권 매입 규모에 대한 상한이 있지만, 그동안 한도를 사용하느냐 여부는 시장 상황에 의존해왔다고 말했다.

노보트니는 "단순히 실현가능성의 측면에서 매입 한도는 있다"라며 "개입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특정 지침이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최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유로존 일부 국가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과 관련해 노보트니 위원은 "강등은 포괄적으로 이뤄졌으나 각국은 서로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이 두 단계 강등된 것"이라며 "이탈리아가 문제없이 공공 재정 뿐만 아니라 은행 부분의 재융자에 성공하는 것이 올해 중요한 일이 되겠지만, 이번 조치는 분명히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보트니 위원은 그러나 ECB가 유로존 부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시사했다.

그는 "ECB는 EU 조약과 ECB 규정에 따라 유로존 내 통화 정책을 구사하는 구심점이지만, 유일한 경제 참가자도 아니다"라며 성공적인 경제 정책은 통화 및 재정 정책 간의 협력이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노보트니는 단기적으로 ECB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ECB는 금리 인하 뿐만 아니라 대규모 유동성 공급 조치에 대해서도 명확한 조치들을 시행했다"라며 "지금은 이러한 조치에 대한 완전한 효과를 포착할 때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해 이러한 조치가 완전히 작동하도록 내버려 두고 나서 추가 조치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ECB는 결코 선제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노보트니는 "현재 시점에서 어떤 구체적인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보트니는 디플레이션 위험이 커지면 ECB가 비이례적 조치를 추가로 시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ECB가 디플레이션 시나리오에서 양적 완화 조치를 시행할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노보트니 위원은 "우리는 위쪽이 됐든 아래쪽이 됐든 물가 불안을 억제하고 이에 상응한 방안을 이행해야 한다"라며 "개별적으로 그것이 무엇이 될지는 상황별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보트니는 유럽 상설 구제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가 'AAA' 등급을 꼭 부여받아야 하느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는 "ESM의 목적을 위해 'AAA' 등급이 필요한지는 검토의 가치가 있다"라며 "그러나 이는 (앞으로) 우리가 자세히 논의해야 하는 주제"라고 말했다.

노보트니는 "이는 시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싼 대출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문제지만, 이 차이가 현재만큼 그렇게 클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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