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수출기업들이 아우성이다. 달러-원 환율이 1,080원대에 진입하면서 마진 확보를 위한 마지노선이 무너졌다고 푸념하고 있다.

급기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최고위 당국자들까지 가파른 환율하락을 경계하는 구두개입에 나섰다. 박장관은 지난 11일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통해"외환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3종세트'의 미세조정 방안을 꾸준히 분석하고 여러 가지 가능한 경우의 수를 준비해 왔다"면서 "환율 하락의 가파른 속도가 계속된다면 일부 조치들은 적용할 가능성이 있는지 깊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시장 일부 참가자들은 수출기업들이 그동안 너무 우호적인 환율 환경에 장기간 노출된 탓에 자구 노력을 게을리하는 등 유약한 반응을 보이고 당국도 수출업계에 좀 더 엄정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지적했다.







<원-엔주봉 차트>

특히 일부 환시 관계자는 최근 대한상의가 지난 8일최근 500개 수출기업을 설문조사한 결과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환율 마지노선이 평균 1,086원으로 집계됐다고밝힌 '기업 규모별.업종별 환율 마지노선 자료'에 대해 지나치게 자의적이라고평가했다.

서울 환시는 재계가일본이 우리나라 수출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라는 점을 반영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달러-원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원-엔 재정환율 수준은 아직 수출기업들이 아우성을 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일부 관계자의 평가다.

원-엔 재정환율은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 7월13일 743.89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이명박정부 초기시절인 2009년 3월6일 1,641.28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유로재정 위기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2010년 4월부터 1,17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주말 기준 원-엔 재정환율이 1,368.70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여유가 있는 셈이다.





<달러-엔주봉 차트>

달러-엔 수준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엄살이 심하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달러-엔은 지난 2007년 6월22일 124.13엔을 기록한 뒤 2011년 11월4일 75.31엔 수준까지 떨어졌다.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달러-엔이 속수무책으로 떨어진 반면 달러-원은 공고한 수준을 유지한 탓에 글로벌 가전시장을 석권했던 소니,파나소닉,샤프 등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했고 그 빈자리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속속 꿰찼다.

물론 수출기업들이 어려워진 게 사실이지만 환율 수준보다는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 등에서 주요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은 앞다퉈 재벌 개혁을 외치는 등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다. 재계는 그동안 국민들이 고환율을 감내하며 수출기업 지원할 때얼마나 일자리를 만들고 혁신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환율 탓에 기업들이 어려워졌다고 푸념하면 특히 서민들이 많이 화를 낼 것 같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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