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였다. 미국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행보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일면서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지했다는 소식도 달러화 약세를 이끄는 데 한몫 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7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6.44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6.955엔보다 0.515엔(0.38%)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508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4690달러보다 0.00390달러(0.37%)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3.39엔을 기록, 전장 143.38엔보다 0.01엔(0.01%)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5.515보다 0.36% 하락한 105.137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 인덱스는 한때 104.855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되면서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다. 채권시장에서 경기 침체 시그널로 통하는 10년물과 2년물 미 국채수익률 역전폭은 이미 -80bp대로 확대되면서다. 지난 1981년 이후 최대 마이너스폭이다. 연준이 긴축적인 통화정책 행보를 상당기간 지속하는 데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는 회복세를 이어갔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며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의 장세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 종가 대비 11bp 이상 하락한 3.42%에 호가됐다.

일본은행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나카무라 도요아키 일본은행 정책심의위원은 "일본은행은 인내심을 갖고 금융완화를 유지해야 한다"며 "일본의 경제는 여전히 전염병의 영향으로부터 회복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나카무라 위원은 현재의 가격 상승이 임금 인상을 동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의 한 축인 상시적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사실상 폐지했다는 소식도 달러화 약세에 한몫했다. 코로나19 무증상 또는 경증 감염자는 시설격리 대신 재택치료가 허용됐다. 중국 국무원 방역 메커니즘(이하 국무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0가지 '방역 추가 최적화 조치에 대한 통지'를 발표했다.

해당 소식에 중국 역외 위안화는 전날 종가인 6.9801위안 대비 하락한 6.96 위안에 호가됐다. 위안화가 그만큼 강해졌다는 의미다.

유로화도 한때 1.05413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위험선호 심리 회복을 뒷받침했다.

올해 3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19개국) 경제 성장률이 에너지 공급 우려에 위축됐지만, 예비치보다 상향 수정되면서다. 유로존의 계절 조정 기준 3분기 국내 총생산(GDP) 수정치가 0.3%를 기록했다. 앞서 발표된 수정치 0.2%보다 약간 상향 수정됐다. 3분기 GDP는 전년동기에 비해 2.3% 증가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연준에 비해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이어갔지만, 유로화 회복세를 제한하지 못했다.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유로존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정점에 근접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대폭 금리 인상이 이뤄진 상태라고 말해 속도 조절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ECB가 이미 2.0%포인트나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면서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 폭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CB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최근 두 차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75bp씩 기준금리를 올렸다.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회의에서도 ECB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했다. BOC는 이날 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오버나이트 금리 목표치를 기존 3.75%에서 4.25%로 50bp(0.5%포인트) 올렸다. 지난 7월 깜짝 100bp와 9월 75bp 자이언트 인상을 단행해 온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10월에 인상 폭을 50bp로 낮췄으며, 이번에도 동일한 인상 폭을 유지했다. BOC는 미래의 금리 결정은 들어오는 지표에 달렸다고 언급해 긴축이 막바지 단계에 근접했음을 시사했다.

BOC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확대됐다.

오안다의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연준을 멈추게 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면서 "이게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다"고 지적했다.

그는 "급등하고 있는 미국채 수익률이 지난 1년 동안 달러화 강세의 주요 동력이 돼 왔다"고 덧붙였다.

CBA의 이코노미스트인 조셉 카푸르소는 "우리는 미국, 영국, 유로존, 일본의 경기 침체를 예측해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것은) 안전 통화로서 미국 달러화에 더 많은 지지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넥스의 트레이더인 마이클 퀸은 "일반적인 추세는 달러화가 계속해서 약해질 것이라는 점이 기본적인 견해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과 영국의 에너지 위기에 대한 우려가 올해 시장이 미국 달러화를 사도록 겁을 주었지만, 이제는 해당 국가들도 예상보다 피해를 덜 발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노무라의 리서치 헤드인 롭 수바라만은 "(코로나19) 대책 완화가 수출 급감으로 가려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재개는 앞으로 몇 달 동안 험난 경로가 될 전망이며 경제 지표는 호전되기 전에 더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6시 2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