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 중금리대출 비중 29%…목표달성 '순항'
건전성 관리는 숙제…케이뱅크 NPL비율 0.76%로 치솟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가 중금리대출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3사의 부실채권 확대와 그에 따른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인터넷은행 3사는 기존에 제시했던 중금리대출 '목표달성'을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주요 시중은행들과 달리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덩달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8일 "급격한 금리인상과 최근의 자금시장 불안 등으로 전 금융사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지만 은행권의 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면서도, "다만 인터넷은행의 경우 NPL비율의 방향성이 시중은행들과 다르다는 점에서 향후 문제가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금리 사각지대 해소"…중금리대출 늘리는 인뱅 3사
그간 금융당국은 '금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인터넷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해왔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곧바로 초고금리 대출에 의존해야 한다는 비판이 줄곧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카카오뱅크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중저신용 고객에게 무보증 신용대출을 2조1천억원 수준으로 공급했다. 이는 전년 연간 공급한 1조7천억원 대비 4천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케이뱅크는 또한 올해 3분기까지 중저신용대출을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2배가 넘는 1조6천억원 수준으로 공급했다.

중금리대출 비중이 가장 큰 토스뱅크 또한 2조7천억원 규모로 중저신용자 대상 가계대출에 나선 상태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하면 목표달성에 실패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무난히 목표치를 채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올해 말까지 신용대출 잔액기준 중저신용자 비중을 25%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의 경우 목표치를 42%로 잡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이들 3사의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은 평균 28.9%였다. 지난해 말 19.1%과 견주면 9.8%p 증가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카카오뱅크는 23.2%, 케이뱅크는 24.7%, 토스뱅크는 39.0%까지 중금리대출 비중을 늘렸다.

은행권 관계자는 "4분기에도 공격적인 영업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시중은행의 금리가 전반적으로 뛰면서 인터넷은행들의 중금리대출 확대 여건이 우호적으로 변한 점을 고려하면 목표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NPL비율 상승세 '우려'…"지속가능성 위해선 건전성 관리 필수"
중금리대출 확대는 인터넷은행의 사업 지속성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요소지만, '금리 양극화'를 해결해 보다 안정적인 대출환경을 조성하려던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중요한 사안이었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인터넷은행들의 건전성 비율이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인터넷은행 3사의 부실채권 규모를 가늠하는 NPL비율이 지난해 말 평균 0.26%에서 3분기 말에는 0.43%로 악화했기 때문이다
같은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NPL비율은 0.23%에서 0.20%로 오히려 개선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NPL비율이 연체된 지 3개월이 넘은 대출 비율을 의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뱅크의 건전성은 악화 흐름을 타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부실률 상승세가 가팔랐던 곳은 케이뱅크였다.

케이뱅크의 경우 NPL비율은 0.76%로 인터넷뱅크 3사 중 가장 높았다. 이어 토스뱅크는 0.32%, 카카오뱅크는 0.29%로 집계됐다.

특히, 인터넷뱅크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최근 유동성 경색 국면을 맞아 한계기업·차주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다.

금융당국 또한 증권이나 보험, 카드업을 영위하는 금융사들의 유동성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은행권에서도 건전성 이슈가 터져나오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서 중금리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도는 사실상 세번째 도전을 맞게 됐다"며 "과거 GE캐피탈이 이 시장에 처음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뒤 SC은행도 도전했지만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던 전례가 있다. 세번째 도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건전성 관리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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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5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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