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최근 주택시장 심리가 빠르게 악화하면서 서울 채권시장의 민감도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조정이 가파르면 향후 한은의 금리 인상 행보도 제약을 받을 수 있어서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변화도 호재로 꼽힌다. 정책 변화에 위안화 프락시 통화인 원화가 지지를 받으면 국내 통화정책 여지도 확대될 수 있어서다.

◇ 심상찮은 주택시장, 금리인상 막아설 요인
8일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CSI는 11월 61로, 2013년 1월 통계 개편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가격 CSI는 올해 5월 111에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KB부동산이 집계하는 전국 매수우위지수도 17.3으로, 올해 4월 51.5에서 빠르게 악화했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심리지수뿐만 아니라 서울 아파트 분양도 저조한 성적을 보여 약세 전망에 힘을 실었다.

전일 둔촌 주공 청약 접수에는 일반 분양 3천695세대 공급에 1만3천647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3.7대 1을 나타냈다.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던 과거 서울 청약과는 확연히 기류가 달라졌다.

미분양 주택 수도 빠르게 증가했다. 미분양주택 수는 10월 4만7천217호로, 전월(4만1천604호)보다 13.5% 늘었다.

점차 금리상승 영향이 주택시장 리스크를 키우고, 금융시스템으로 전이될 위험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의사록 등에 따르면 금통위는 특히 주택경기와 금융시스템을 연결하는 고리로, PF대출을 주시하고 있다.

주택시장 악화에 PF대출 문제가 생기면 금융기관 신용 위험으로 전이될 수 있어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최종 기준금리로 3.50%를 예상하나, 일부 건설사나 금융기관에 문제라도 생기면 추가 인상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전망CSI 추이
출처: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결과


◇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기대감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서울 채권시장의 단기적 호재로 꼽힌다.

그간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이 위안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위안화 프락시인 원화도 같이 약세 압력을 받은 측면이 있어서다.

리오프닝 기대에 원화가 지지를 받는다면 국내 통화정책은 미국과 벌어지는 긴축 속도 차이를 감내할 여력이 커진다고 판단할 수 있다.

리오프닝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대중 수출을 늘린다는 점에서는 약세 재료지만, 당장 연준에 시선이 집중된 현 상황에서는 채권시장 호재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전일 중국 국무원은 코로나19 무증상 및 경증 감염자에 대해 원칙상 자가 격리를 허용했다. 상시적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사실상 폐지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연준이 최종기준금리 전망치를 높이더라도 환율이 안정된다면 한은은 좀 더 버텨보자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위안 환율 추이
출처: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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