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올해 외환시장은 과거와 확연히 달랐다. 10년간 쌓아온 편향(Bias)을 극복하고 새롭게 경험하는 해였다. 추세에 역행하지 않는다는 다짐이 안정적인 거래를 이끌었다"
국내 외환딜러들의 모임인 한국포렉스클럽에서 2022년 FX(외환)스와프 부문 '올해의 딜러'로 선정된 임기묵 IBK기업은행 자금운용부 차장(사진)은 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외환시장을 이같이 되돌아봤다.

임기묵 IBK기업은행 차장


올해 달러-원 환율이 '위기의 환율'로 인식되는 1,300원을 장기간 상회했지만, 외화 유동성 위기는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패닉 장세가 펼쳐졌던 2020년 초만 하더라도 달러가 부족했다.

스와프 포인트는 급락했고 증권사는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에 대비하기 위해 국고·통안채를 팔아 스팟 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했다.

올해는 원화 자금 경색 우려로 스와프 포인트가 이론가 이상으로 상승하기도 하며 과거 환율 급등기와는 확연히 달랐다.

임기묵 차장은 그간 쌓았던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시장이 어렵고 낯설었다고 평가했다.

임 차장은 "지난 10년과 무엇 하나 같은 것이 없었다"면서 "환율이 너무 올라 이 정도면 빠질 때가 됐다는 생각도 종종 들었지만, 어김없이 추가 상승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작년에는 스와프 시장이 좋았다. 에셋 스와프로 눌리더라도 셀 앤드 바이로 버티면 수익을 낼 수 있었다"면서도 "올해는 달랐다. 스와프 포인트가 지속해서 큰 폭 내렸다"고 회상했다.

어려운 여건에도 올해 수월하게 딜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 덕이었다.

채권 딜러 출신의 정재민 FX 팀장이 연초 금리 인상이 길어질 수 있다고 앞서 진단했고 매매 기법도 바꿨다.

임 차장은 "올해는 외환시장에서도 금리가 가장 중요했다"라며 "팀장님 주도하에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했고 작년의 매매 기법을 고수하지 않았던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세에 역행하지 않는다는 다짐을 되새기며 딜링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임 차장은 내년 FX 스와프 시장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봤다.

고금리 지속으로 실물 경제의 약한 고리가 터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임 차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며 내년에는 시장을 낙관하는 전망이 많지만, 올 초 아무도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내년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 금리 수준 자체가 높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시스템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항상 변동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임 차장은 시장 참가자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그는 "정말 예상치 못했던 한 해였다"라며 "외환시장 참가자 모두 고생이 많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9년 2월에 입행한 임기묵 차장은 2011년에 딜링을 시작했다. 2016년부터 2년간 국제금융센터로 파견을 마치고 2018년 딜링룸에 복귀했다. 작년엔 달러-원 스팟 주포를 맡다가 올해는 FX스와프를 담당했다.

기업은행 딜링룸은 이동운 부장을 필두로 정재민 팀장, 임기묵 차장, 정규민 과장, 김주빈 대리, 박유나 대리, 임예은 대리, 박지수 대리로 구성돼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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