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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세종에서 4시간을 달려 도착한 경북 울진 북면 바닷가에 신한울 1호기가 위용을 드러냈다.

신한울 2호기와 나란히 선 신한울 1호기는 지난 7일 상업운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동계 전력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착공 12년 만에 상업 운전을 시작한 신한울 1호기는 저렴한 비용으로 경상북도 전력 사용량의 23.5%를 공급하게 된다.

기존에 가동 중인 한울 1~6호기가 경북 연간 전력 수요의 75% 정도를 생산하고 있으니, 신한울 1호까지 가세하면 경북도 전력 수요 전체를 한울 원전본부에서 생산하게 된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겨울 전력 수요 피크(최대 부하)는 1월 셋째 주로, 최대 전력 수요는 90.4∼94.0GW까지 예상된다.

신한울 1호기 가동 덕분에 공급능력은 전년보다 5.5GW 확대된 109.0GW로 관측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연료비가 급등해 해외에서 에너지 난민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신한울 1호기 가동은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 긴요했던 소식이다.

발전소에 들어서자 두께 122cm의 회색 콘크리트가 먼저 방문객을 맞이했다.

돔 형태의 원자로는 아파트 24층 높이로 솟아있고 내부는 장력을 가한 철근으로 촘촘히 엮여 있어 외부 충격에도 원형을 빠르게 되찾도록 했다.

신한울 1호기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노형과 같은 제3세대 신형 원자로형(APR1400)을 채택했다.

2002년 표준설계 인가를 받은 APR1400은 기존 OPR1000 대비 발전 용량이 약 40% 늘었고 설계 수명도 60년으로 20년 늘었다.

규모 7.0 지진까지 견딜 수 있으며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2017년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에 이어 2019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 인증을 받아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원전의 두뇌'로 불리는 주 제어실(MRC)에는 영화 속 우주선 발사 때나 볼 수 있던 대형 모니터에 적색과 녹색 불빛이 쉼 없이 깜빡였다.

신한울 1호기는 새울 1호기에 이어 디지털화된 제어반이 설치됐고 정전에 대비해 아날로그 방식의 백업 시스템도 측면에 마련돼 있었다.

이어 방문한 터빈룸은 격납고를 연상시키는 크기와 대화가 어려운 수준의 소음으로 웅장함을 대변했다.

원자로에서 데워진 물이 증기발생기를 통해 터빈 날개를 돌리고, 터빈 끝에 있는 발전기가 돌아가며 전기를 생산하는데 터빈은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1분에 1천800바퀴를 회전한다.

홍승구 신한울 제1발전소 기술실장은 "신한울 1호기는 시간당 1천400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 터빈룸에서 연간 1만424GWh, 경북 연간 전력소비량의 약 23%를 생산하게 된다"며 "올겨울 안정적 전력수급에 신한울 1호기가 톡톡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 생산에 쓰고 난 연료는 사용후연료저장조로 옮겨진다.

붕산수로 가득 찬 수조 형태인 저장조에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면 핵분열을 억제하고 뜨거워진 연료를 식힐 수 있으며 6년간 붕산수에 보관한 핵연료는 건식 보관이 가능해진다.

신한울 1호기 옆에 쌍둥이처럼 자리한 신한울 2호기는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아직 우라늄이 탑재되지 않은 원자로 내부에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연료봉을 실어 나를 거대한 크레인이 인상적이었다.

돔 곳곳에는 백금이 코팅된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가 설치돼 수소와 산소 화학반응을 통해 자동으로 수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전성 강화를 위해 국내 설비에 채택됐다고 한다.

이밖에 신한울 2호기에는 1호기와 마찬가지로 원자로냉각재펌프(RCP), 비상디젤발전기(EDG) 등의 안전장치가 마련돼 이를 살펴볼 수 있었다.

RCP는 원자로에서 생기는 열을 식히는 물을 공급하는 펌프로 호기당 4대가 달린다.

EDG는 전원 공급이 갑자기 끊길 경우 원자로를 안전하게 정지시키기 위해 비상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로, 가동 10초 이내에 정격전압에 도달하도록 설계돼 있다.

비상디젤발전기마저 동작이 안 되면 대체교류발전기가 투입돼 전기를 공급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신한울 1·2호기는 수출 주력 노형인 APR1400으로 이들 원전을 잘 운영하고 건설하는데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며 "신한울 1호기가 국내에서는 전력 피크에 기여하고 해외로는 수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안전하게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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