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고점 잡아라'…증권채까지 사냥 나선 자산운용사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대기업에 이어 증권사가 발행하는 채권에도 기관투자자 수요가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 다만 채권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 기관 투자자 성격별로 손을 뻗는 정도에서는 차이가 드러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선순위채권이 모두 민평금리보다 5bp 낮은 수준으로 수요 모집에 성공했다.

두 증권사는 오는 14일 각각 1천억원과 4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에 몰린 기관투자자는 모두 자산운용사였다.

앞서 SK와 SK텔레콤 회사채의 흥행을 이끈 주역은 연기금이었던 점과는 차이가 있다.

SK와 SKT는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오랜만에 개별 민평금리 대비 언더 발행에 성공한 사례였다.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의 덕이 컸다.

SK 수요예측에서는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이 1천300억원 규모로 들어왔다. 국민연금이 2, 3, 5년물에 개별 민평금리보다 0~1bp 낮게 들어오는 등 강한 수요를 보여주며 낙찰금리를 끌어내렸다.

그 결과 SK 회사채는 총 3천억원 발행됐는데, 그중에서 3분의 1가량인 1천100억원을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에서 가져갔다.

SKT 수요예측에서는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군인공제회 등이 총 2천억원 규모로 들어왔다. 국민연금은 참여한 모든 만기에서 가장 낮은 가산금리(스프레드)로 들어오며, SK 수요예측 때보다도 더 강한 투자 의지를 보여줬다.

그 결과 SKT 회사채 발행물의 절반가량을 연기금에서 가져갈 전망이다.

하지만 'AAA' 등급의 초우량 회사채를 강하게 담았던 연기금이 'AA' 등급의 우량 회사채인 증권채까지는 손을 뻗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채권시장 내 변동성이 만연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최대한 안정 지향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공사채부터 우량등급 회사채까지 온기가 퍼지고 있지만,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변동성' 우려가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평가한다.

회사채(AA)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1일 5.719%로 고점을 보인 뒤 전 영업일까지 36bp 빠졌는데, 앞서 지난 6월에도 금리가 50bp가량 내렸다가 160bp 넘게 급등한 사례가 있었다.

반면 자산운용사들은 매력적인 채권 수익률(일드·yield)을 누리고자 'AA' 등급 증권사 선순위채까지도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SK와 SKT 수요예측에서도 연기금만큼 낮은 금리 수준으로 들어오며 물량을 확보했는데,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회사채 수요모집에도 참여했다.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민평금리보다 5bp 낮은 수준으로 발행되더라도 연 5% 안팎의 발행금리를 누릴 수 있다. 연 4% 후반대 금리인 SK와 SKT 회사채보다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SKT 수요예측의 흥행은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가 이끌었지만, 증권채까지는 아직 마음이 열리지 않은 것 같다"며 "자산운용사는 일드를 더 중요시한다는 관점에서 절대금리가 높은 우량 회사채인 증권채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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