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기금
[코람코자산신탁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정부 당국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일제히 힘을 합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만 나홀로 역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8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토부 주택도시기금에서 대규모 환매가 나오면서 크레디트 시장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악화하고 있다.

국토부는 통상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를 통해 운용한다. 운용 도중 대출금 등이 부족해질 경우 대출 진행을 위해 여유자금 운용기관에 환매를 요청한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기관별로 금액이 상이하지만 국토부가 이달 요청한 총 환매액 규모은 조단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간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월말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금 관계자는 "대출금 등이 부족해져 대출 진행 등을 위해 여유자금 운용기관에 환매를 요청하는 것은 빅뉴스가 아니다"라면서 환매의 규모나 시기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국토부의 이러한 환매 요청은 통상적으로 행해지는 부분이지만 당국이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일제히 노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엇박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 10월 50조+α의 유동성 공급대책에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5조 원 규모의 2차 캐피털콜을 진행해 채안펀드 가동을 발표한 바 있다.

A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올해 추경 때도 주택도시기금에서 환매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면서 "당국에서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여러 조처를 하고, 실제로 효과도 나오고 있는데 주택도시기금 혼자 역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도 "청약 예금 부금이 줄어들다 보니 주택도시기금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면서 "채권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당국을 생각하면 상당한 엇박자"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택도시기금 환매의 상당수가 크레디트물 위주로 이행되면서 시장에는 다시 불안함이 스며들고 있다.

B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지난 6일부터 국토부의 자금 환매에 대한 내용이 시장에서 들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때부터 여전채에서 매도 움직임이 보인다"면서 "은행채나 공사채가 언더로 거래되는 한편 여전채는 이로 인해 오버에서 거래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도시기금 환매 소식이 들리기 전인 지난 5일 BNK캐피탈277-4는 민평 대비 3.1bp 높게 매도 호가가 나왔지만 지난 7일에는 민평 대비 24.7bp 오버해서 매도 호가가 형성됐다.

하나캐피탈 362-1의 경우 지난 5일 민평보다 6.2bp 낮게 매도 호가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 7일에는 하나캐피털 343-2, 하나캐피털 363-3 등의 종목은 민평보다 24bp 가까이 오버되어 거래됐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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