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해 '기조 유지'라는 문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시장 관측통들은 ECB가 얼마나 오래 매파적 입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CNBC가 26일(미국시간) 보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ECB는 지난해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예금금리는 마이너스(-)0.5%였던 것에서 2%까지 인상됐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였지만 ECB의 2%에 목표치보다는 훨씬 높다. 이 때문에 라가르드 총재를 포함해 일부 ECB 위원들은 계속해서 금리 인상 기조 유지를 언급하고 있다.

시장은 그러나 얼마나 오래갈지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유니크레딧의 프란체스코 마리아 디 벨라 픽스드인컴 전략가는 "3월 이후 ECB의 조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일부 매파적 위원들이 2분기에도 추가 인상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가 되면 금리 인상 폭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물가 압력이 낮아지면 ECB가 5월과 6월에 50bp가 아닌 25bp를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CB 집행 이사인 파비오 파네타는 주초 ECB가 3월 이후 특정한 금리 조처에 대해 미리 약속하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두 차례의 ECB 회의에서 50bp씩 인상을 예상했다. 다음 주 회의와 3월에 열리는 회의다.

TS 롬바르드의 데이비드 오네글리아 디렉터는 "파네타의 발언은 ECB 비둘기파가 전열을 가다듬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앞으로 적어도 두어 차례 회의에서는 매파가 확실히 우위이다. 이 때문에 우리의 기본적인 전망은 두 번의 회의에서 50bo씩 인상하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1991년부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중앙은행 역할을 맡고 있는 ECB는 매우 낮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그동안 대체로 비둘기파의 면모를 보였었다. 그러나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이슈, 다른 병목 현상 등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중앙은행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오네글리아는 "3월 이후 ECB가 사실상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최종금리 3.5~3.75%가 가능해 보인다"면서도 "ECB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너무 오래 너무 많이 격차를 벌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만약 미국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침체에 진입하거나 연준이 경기 둔화에 대응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ECB 금리 인상은 더 빨리 멈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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