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자평했다.

한은 집행부는 31일 공개한 2023년도 제1차 금통위 의사록에서 "그간의 기준금리 인상 효과는 실물 경제에 정책 의도대로 파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국내외 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금융불안정성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과 물가 전망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또 "견조한 기조적 물가 압력,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등을 고려할 때 높아진 금리 수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부동산 부문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실물경제 위축 및 금융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성장 경로를 하향 조정한 이유에 대해 "주된 이유는 중국경제의 부진이 예상보다 심해졌기 때문이며, 최근 중국 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봉쇄조치를 해제했으나 중국의 경제활동 정상화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불확실하다"며 "글로벌 IT경기 회복세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기 때문에 성장 경로의 리스크는 상·하방 양쪽으로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가와 관련해서 한은은 "수요 요인의 기여도가 대체로 유지되고 있는 것과 달리 공급요인의 기여도는 크게 축소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 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2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 가장 크게 나타난다는 점도 감안해 분석 결과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사용한 분석 방법은 가격과 물량이 같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품목을 수요 충격으로, 그렇지 않은 품목을 공급 충격으로 분류해 수요와 공급 요인을 분해해 보는 방식이다.

한 금융통화위원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가 내외금리 역전 등의 영향으로 축소되고, 한동안 위축되었던 거주자의 해외주식투자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자본거래 측면에서의 외환 순유출 압력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련 부서는 "전반적인 외환 수급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면서도 "세계채권지수(WGBI) 편입이 이루어진다면 외국인 채권자금의 국내 유입이 늘어나면서 외환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부서는 또 해외 유보금과 관련해 "지난해에 비해 환율이 낮아져 해외 유보금이 유입될 유인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 상승 시 국내로 환류됨으로써 일종의 환율 안정 장치로 작동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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