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저출산과 고령화, 인플레이션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만들 수 있는 캐시 인플로우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자산 배분의 헤지 개념에서 대안 투자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부동산과 원자재 등은 가격의 급등락이 커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채린이(채권+어린이의 합성어)'는 이런 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주식의 배당과 함께 채권의 이자 쿠폰은 개인은 물론 기관 투자자에게 '따박따박' 꽂히는 안정적인 캐피탈 게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채권을 사자' 기획을 2월 한 달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한상민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채권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또한, 주식보다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어 안전성과 수익률 두마리 토끼 잡은 투자처로 채권이 꼽힌다.

1일 연합인포맥스의 투자 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을 보면 올해 들어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3조176억원을 채권에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천247억원과 비교하면 829% 급증한 금액이다.

증권사의 리테일을 통한 거래도 활발한 만큼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금액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시장금리가 급등한 상황에서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자, 채권 쪽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올해도 채권이 좋다

특히, 올해부터는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으로 돈을 옮기는 투자자가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의 피봇(방향 전환)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올해 상반기든 하반기든 채권 시장은 좋다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전했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채권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채권이란 정부,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 또는 주식회사가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교적 장기의 자금을 차용하기 위해 발행한 증권이다.

채권의 발행 자격을 갖춘 기관은 법으로 정해져 있으며, 발행 자격이 있더라도 발행을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별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채권의 가장 큰 특징은 발행 시에 발행자가 지급해야 할 이자와 원금의 상환금액이 확정되거나 그 기준이 확정된 확정 이자부 증권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수익률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주식이나 파생상품과 비교에 안전 자산으로 분류된다.

정해진 단위 기간마다 이자를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의 채권은 주로 3개월 이표채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표채에 투자하면 투자자들은 안정적으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안전한 투자 채권

채권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어떤 특정 등급 이상의 채권을 망할 이유가 없다"며 "트리플 B급이라고 해도 최근 5년에 부도난 사례가 없어 증권사를 통해서 나가는 채권 상품은 은행 예금에 비해서도 높아 메리트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식은 투자자가 해당 기업의 주인이 되는 구조로 수익과 손해를 공유하기 때문에 위험에 노출돼있다.

반면 채권은 돈을 빌려주는 개념으로 그 기업이 돈을 많이 벌든지, 적게 벌든 지 상관없이 정해진 이자와 원금만 받으면 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재테크 면에서 반드시 액면가로 돌아가기 때문에 중간에 떨어지는 리스크가 있어도 부담이 덜하다"며 "디폴트 리스크가 있어도 채권은 주식과 달리 기약이 있다는 점에서 안전하다"고 말했다.

채권도 매일 가격이 변하기 때문에 중간에 팔면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나 채권 가격이 내려가도 해당 기업이 망하지 않고 만기까지 가져가면 처음 투자했을 때 수익률 보장받을 수 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고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이 짧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 경기가 좋으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돼 시장금리가 올라가기 때문에 만기가 짧아야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반대로 경기가 나쁠 때는 신용등급이 높고 듀레이션이 긴 채권에 투자해야 한다.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시장금리도 떨어지니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을 이용할 수 있도록 듀레이션이 긴 채권이 유리하다.

실제 채권에 관심을 가지던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단기채 위주로 담으며 시장을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달 중순부터는 서서히 장기채 투자물에도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

◇금투세 연기로 세금도 장점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2년 유예로 채권 관련 세제는 현행과 동일한 제도로 적용하는 것도 호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도입 유예는 개인 매매 손익에 과세를 제외하는 것"이라며 "이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있어 채권 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채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이자와 매매차익으로 나뉜다.

이 중 이자수익은 이자소득세 부과 대상이지만 매매차익은 비과세가 적용된다.

연간 금융소득이 2천만원 이상인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들이 이자수익은 적지만 매매차익을 통해 절세 혜택을 노릴 수 있는 저쿠폰 채권 투자가 늘고 있다.

저쿠폰 채권은 발행 당시보다 현재 가격이 많이 하락한 채권 상품으로, 대체로 '제로 금리' 시절에 발행된 상품을 뜻하는데 세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투자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채린이라는 말이 부상하긴 했지만, 주식과 비교하면 아직 크게 열리진 않은 상황"이라며 "증권사들은 금리 경쟁력이 있는 상품군 라인업을 넓혀 저변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 [촬영 류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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