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증권사들이 연초효과를 노리고 회사채 발행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지난해 단기자금시장이 무너지면서 타격을 입었던 증권사들이 만기 2·3년짜리 무보증사채(일반사채) 비중을 늘리며 차입구조 안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키움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이달에만 최대 1조4천억원 규모로 무보증사채를 발행한다.

KB증권(AA+), 대신증권(AA-), 미래에셋증권(AA)은 2·3년물을 각각 3천억원, 1천억원, 1천500억원 발행할 계획이다. 수요예측 흥행 여부에 따라 최대 6천억원, 2천억원, 3천억원까지 증액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키움증권(AA-)은 2년물을 1천500억원 발행하기로 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천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메리츠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각각 2.5년물·3년물 1천500억원과 1.5년물 1천억원을 발행했다.

반면 만기 1년 미만의 기업어음(CP) 및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잔액은 줄여나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CP·전단채 통합통계(화면번호 4720)에 따르면 이날 증권사가 발행한 CP·전단채 잔액은 총 36조5천255억원으로, 한 달 새 2천118억원 줄었다.

NH투자증권이 4천900억원으로 가장 큰 폭 줄였다. 뒤이어 메리츠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순으로 각각 3천994억원, 2천930억원, 2천150억원, 1천410억원 축소했다. 대신증권의 CP·전단채 잔액 역시 300억원 감소했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CP·전단채 잔액이 각각 3천835억원과 1천2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등으로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11월보다는 단기자금 발행 규모가 줄었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11월 CP·전단채 순발행 규모는 각각 4천705억원과 6천억원이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9월 채권시장 경색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CP·전단채 발행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증권사들이 발행한 CP·전단채 잔액은 1조6천586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점차 회사채 시장이 안정화를 찾으면서 증권사들은 차입구조를 정상화하며 차입 듀레이션 관리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에 유동성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남았다"며 "선제 조달을 통해 유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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