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연말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계속해서 높게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앞으로도 의미 있게 하락할 것이고 경기 침체 우려는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노동시장의 임금 상승도 기술기업 중심으로 크게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1월31일(현지시간) CNBC의 투자자 설문에 따르면 시장은 2월과 3월 25bp씩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면서도 기준금리 상단이 연말에 4.6%로 내려갈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나오는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준금리 상단이 5%에서 정점을 찍은 뒤 한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뜻이다.

◇ 복수 지표로 나타난 인플레 하락 추세

기준금리 인하를 바라보는 가장 큰 배경은 인플레이션이다. 팬데믹 시기 가장 먼저 치솟았던 상품 인플레이션이나 현재 연준의 가장 큰 관심사인 임금 인플레이션이나 물가 상승률은 여러 지표를 통해 눈에 띄게 내려오고 있다.

이날 나온 최신 경제 지표인 고용 비용 지수는 임금 상승률의 둔화세도 보여줬다. 또한,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식어가고 있다.

CNBC는 "연준은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해야 하겠지만, 전문가나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달간 의미 있게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 여전한 경기 침체 우려

당장의 국내총생산(GDP) 지표는 예상보다 선방하고 있지만 향후 경기 침체 우려 역시 여전한 편이다. 이는 연말 금리 인하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

CNBC는 "연준이 금리 인상 경로에 어떤 신호를 보내든 상관없이 금리에 따른 경기 둔화는 빠르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업 해고도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에 따른 경착륙 위험은 연준이 정책을 전환할 시간도 벌기 전에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연준의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데, 이는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일반적인 수준보다는 훨씬 높은 확률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실제 미국 소비 지표는 GDP 호조 속에서도 계속 악화하고 있다.

특히, 전자제품 소비시장은 이미 침체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를 통해 "소비 침체가 가장 심한 분야는 전자제품으로, 아무도 휴대폰이나 노트북, 개인용 전자제품 등을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전략적으로 변한 기업의 가격 인상

인플레이션 싸움에서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가격의 인상 정도다.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고 원자재 가격도 하락하면서 상품 인플레이션은 급격히 낮아졌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은 소비자에게 모든 가격 하락분을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를 통해 "기업이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이 이전과는 달리 매우 전략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예를 들어 기업은 앱 주문이나 번들로 제공되는 주문에 대해 매장 내 구매와 비교해 더 큰 가격 할인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 기술 기업들의 임금 상승 제한

파월 연준 의장이 무엇보다 관심을 두는 것은 임금 상승세인데,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동 수요를 공급에 가깝게 맞춰야 한다.

CNBC는 "그런 노력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싸움에서 승리한다는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기술 기업의 대규모 해고를 노동시장이 견조하지 않다는 신호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기술 인력의 감축과 스타트업 기업의 어려움은 노동시장의 긴축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 기술기업의 CFO는 "노동시장은 여전히 긴축적이고 임금은 높다"면서도 "올해 성과급 인상은 지난 2년 간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금 인상률이 여전히 높지만 적어도 장기 평균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CNBC는 "적어도 기술기업에서는 직원들이 임금 인상을 조금 덜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그들은 다른 직업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기술 기업은 대규모 해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에만 페이팔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가 대규모 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ywk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1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