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우량 회사채에만 쏠리던 투자자들의 시선이 'A'급 회사채에도 옮겨가고 있다.
 

회사채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초 우량 회사채의 스프레드가 빠른 속도로 축소되면서 'A'급에 대한 캐리 매력이 확대됐으며, 고금리를 겨냥한 리테일 수요도 이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신용등급 'A+(안정적)'인 SK렌터카가 진행한 수요예측에 1조원을 웃도는 주문이 접수됐다.

1.5년물에 2천110억원, 2년물에 5천700억원, 3년물에 2천870억원 등 총 1조680억원으로 모집금액에 9배에 근접한 투자 수요다.

금리도 크게 낮췄다. 신고 금액 기준 1.5년물과 2년물은 민평금리에 -60bp를 더한 수준에 채웠으며, 3년물도 -54bp에서 수요예측을 마무리했다.

약 4개월 전인 작년 10월 SK렌터카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신고 기준인 8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530억원의 주문만 받으며 일부 미달이 발생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A'급 발행사인 신세계푸드, SK인천석유화학 등은 모두 완판에 성공했으며 'BBB'인 중앙일보도 모집액의 2배가 넘는 350억원 규모의 주문을 확보하기도 했다.

비우호적인 석유화학 업황에 직격탄을 맞은 효성화학(A)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난한 결과를 낸 셈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용등급 'A'까지는 괜찮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라며 "'A'급 회사채의 미달에 대한 우려는 차츰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연초부터 'AA'급 이상의 회사채에 대규모 자금이 쏠리며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스프레드가 빠르게 축소되자 'A'급 회사채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AA-' 회사채 3년물과 동일 만기 'A+' 회사채 간 스프레드는 60.3bp로 작년 말 28.9bp에 비해 빠르게 커졌다.

이에 'A'급 회사채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고금리를 노린 리테일에서의 수요도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A'급 회사채는 실적 공시 전에도 오버부킹과 민평금리 대비 언더발행의 폭을 확대할 것"이라며 "비우량 회사채의 강세 기조도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짚었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기업 성장세 둔화와 고금리 상황에 따라 'A'급 기업의 상환능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3분기 순차입금/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지표는 4.1배로 전년 동기 2.7배에 비해 1.5배 상승하며 커버리지 지표가 꺾이기 시작했다"라며 "'A'급 발행사의 경유 크레디트 사이클상 하락 국면에 먼저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jhpark6@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