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평가나 판단도 하지 않아
금융시장서 인간의 할 일 남았다는 진단

 

(서울=연합인포맥스) "향후 달러-원 환율은 어떻게 될까요?"
미국의 인공지능(AI) 연구기업 오픈AI가 내놓은 AI 모델인 '챗GPT'에 이같이 질문했다.

이에 챗GPT는 "달러-원 환율을 정확히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금리, 인플레이션, 정부 정책, 지정학적 사건 등 다양한 경제적, 정치적 요소가 환율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이어 "환율 동향을 정기적으로 지켜보고 필요하면 금융전문가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미국 통화긴축 경로와 미국 인플레이션 전망 등을 묻는 말에도 챗GPT는 금융 전문가 조언을 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챗GPT가 화제를 모으고 있어 직접 써봤는데 전망은 하지 않는다"며 "아직 거기까지는 힘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챗GPT는 평가나 판단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챗GPT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적절한지를 물었더니 "AI 언어 모델로서 나는 의견이 없다"며 "가치를 판단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은 경제성장, 인플레이션, 고용, 금융안정 등 다양한 요인에 의존하는 복잡한 문제"라며 "통화정책은 연준의 평가와 결정에 따라 결정된다. 각자 관점과 분석에 따라 통화 정책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챗GPT가 예측이나 평가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한 시장참가자는 사용자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외신은 챗GPT가 대화에 최적화된 모델이라며 시장을 전망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선 AI 발전에도 인간의 할 일이 남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여러 시장참가자가 시장을 평가하고 전망한다"며 "그에 따라 시장이 움직이는데 챗GPT 같은 AI 모델이 이를 하지 못하면 금융시장에서 쓸모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분야도 AI가 못하는 쪽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금융시장, AI 파급력·대응방안 고심

시장 전망이나 평가 대신에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챗GPT는 "미국 PCE 가격지수는 미국 경제 인플레를 측정하는 지표"라며 "연준은 다른 지표와 함께 PCE를 사용해 인플레이션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 통화정책을 조정한다"고 했다.

이어 "다른 경제지표와 마찬가지로 PCE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정기적으로 경제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금융전문가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챗GPT에 PCE 전망을 묻지 않았는데도 챗GPT는 PCE를 예상하는 게 힘들다고 답했다. 챗GPT가 사용자가 과거에 말한 내용을 기억하고 이를 답변에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챗GPT가 설명한 PCE 가격지수는 구글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내용이다. 구글에서 검색하면 더 다양한 자료를 볼 수도 있다.

일부 시장참가자는 챗GPT 답변내용이 부정확할 수 있어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부 단점에도 챗GPT는 정보기술(IT) 업계는 물론이며 교육계, 예술계, 금융시장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은 챗GPT 등 AI가 미칠 영향을 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금융시장에선 AI가 너무 많아 업무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향후 몇 개의 AI로 통합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외국계 은행 한 딜러는 "외환시장도 여러 AI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다"며 "AI가 많아지면 업무효율성이 떨어지고 혼선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영향력이 향후 점점 커질 텐데 여러 종류의 AI가 몇 개로 통합하는 과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부 김용갑 기자)
 

챗GPT 사용화면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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