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EY한영 EY-파르테논 본부장



(서울=연합인포맥스) 2023년 계묘년 새해. 희망차게 시작해야 할 때이지만 올해에는 한층 더 험로가 예상된다. 2022년이 불확실성의 해였다면, 2023년은 분명한 침체의 시기가 될 것이다. 다만 그 침체의 강도와 길이, 그리고 해법에 대해서 이견들이 존재할 뿐이다.

피해갈 수 없는 난관이라면 이에 대한 답은 그저 통찰과 대비밖에 없다. 경제적 위기를 넘어 지정학적 위기까지 결합된 오늘날의 복합적 변수 속에서 기업들은 한편으로는 생존을 위한 대비를, 다른 한편으로는 향후 성장을 위한 준비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과거 위기에서 그러했듯이, 금번의 위기에서도 산업의 경쟁 지형이 크게 바뀔 것이다.

EY가 글로벌 CEO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1월 EY CEO 아웃룩 펄스(EY CEO Outlook Pulse January 2023)'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98%는 올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의 47%는 2007년~2008년 세계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글로벌 리세션(경기후퇴)이 올 것을 우려했다.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하여 경영인들은 전면적인 전략 수정에 돌입했다. 글로벌 응답자의 97%는 지정학적 갈등 심화로 인해 해외사업 및 투자 전략을 재수립했다고 답했다. 투자 계획 변경의 이유로는 '제한적인 규제·무역·투자정책'이 응답률 28%로 1위를 기록하면서 사업 결정권자들이 대외 환경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해온 '코로나19 관련 이슈'는 투자 계획 영향 변수 중에서 3위로 밀려나 시장이 팬데믹 이후 새로운 양상에 접어들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새로운 위기와 그로 인한 방향성 조정에도 불구하고 경영인들은 위축되는 대신에 한발 앞서 내다보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CEO 중 89%는 올해 다양한 전략적 딜을 통해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중 58%는 향후 12개월 동안 추진할 거래유형(복수응답)으로 합작법인(JV) 설립 또는 전략적 제휴를 꼽았으며, 46%는 인수합병(M&A)을, 34%는 투자 회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경기침체에서 회복한 후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기 위해서 CEO들은 재무·회계·공급망·물류 등 운영역량을 강화하고 지속가능성 투자를 늘리며 혁신과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등 장기적 로드맵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리스크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CEO들은 비즈니스 혁신과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 쉼 없이 움직이면서 시야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2023년에 생존과 성장이라는 얼핏 상충하는 듯한 두 개의 경영 어젠다를 풀기 위한 중요한 열쇠는 바로 인수합병(M&A) 그리고 합작법인(JV)이다.

기업의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올해 같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인수합병(M&A) 시장이 경직되어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비핵심 자산의 매각 등의 수단을 통해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에도 제약이 많다. 따라서, 한정된 유동성으로 최대한의 레버리지를 추구하는 수단으로서 합작법인(JV)이 부각되고 있다.

2023년, 경기 침체는 명백한 현실이다. 이를 냉철하게 직면하고 그 속에서 전략적인 선택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여 생존하고, 또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유지하는 기업만이 향후에 시장 질서가 격변하는 시점에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최재원 EY한영 EY-파르테논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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