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수익률 업계 상위권…주식형은 최하위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해 민간연기금투자풀(민간풀)의 운용 수익률은 자산군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주식 부문에선 손실률이 25%에 육박하며 최악의 시기를 보낸 반면 채권 부문에선 1% 이상 수익률을 내며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동일유형과 비교해도 주식부문은 최하위권이었고 채권부문은 상위권에 들었다.

3일 민간풀이 최근 공시한 월간 운용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운용 수익률은 주식형이 -24.66%, 채권형은 1.60%로 집계됐다. 대체투자 부문은 1.03%, 머니마켓펀드는 2.55%였다.

지난 2021년 성과와 비교하면 채권형은 별 차이가 없었던 반면 주식형은 손실이 대폭 확대됐다. 2021년에 주식형은 -0.53%, 채권형은 0.5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형에서만 수익률이 25%포인트 가까이 악화한 것이다.

지난해 국내외 주식 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민간풀 주식형 펀드도 휩쓸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간풀 주식형의 수익률은 피어그룹(동일유형 평균)과 비교해도 한참 뒤처지는 결과였다. 지난해 동일유형 평균치는 -16.08%로 민간풀 주식형의 성과는 퍼센트 순위로 따졌을 때 91위에 그쳤다. 그나마 2021년 순위가 99위였던 점을 고려하면 소폭 개선된 점이 위안거리다.

반면 채권형은 작년에 상당히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채권금리가 급등락을 거듭하며 대부분의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가 채권 부문에서 손실을 냈던 반면 민간풀은 1% 이상의 플러스 수익률로 한 해를 마무리 지었다.

채권시장이 안정적으로 상승했던 2021년과 비교해도 오히려 성과가 더 나았다. 민간풀의 채권형 수익률은 2021년 0.59%였는데 지난해는 1%포인트 더 개선됐다.

피어그룹과 비교하면 민간풀의 채권 운용 실력은 더 돋보인다. 지난해 채권형 펀드의 동일유형 평균치 수익률은 -0.39%였다. 퍼센트 순위로는 민간풀의 채권형 펀드가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1년의 44위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민간풀이 채권형에서 이처럼 호성과를 낸 것은 투자 전략이 절대 수익 추구형이기 때문이다. 시황과 상관없이 일정 수익이 나도록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어 변동성이 커진 작년에 오히려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게 민간풀 주간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설명이다.

한국투자신탁에 따르면 동일유형 펀드들은 인핸스드 벤치마크(인덱스) 전략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상황 따라 수익률이 움직인다. 반면 민간풀 펀드들은 주로 중단기물에 투자하면서 캐리수익과 롤링효과를 확보하는 전략을 써 벤치마크는 단순 레퍼런스로 활용된다.

벤치마크와 비교하면 지난해 민간풀은 주식형과 채권형 모두 시장을 앞섰다. 작년 벤치마크 수익률은 주식형이 -26.30%, 채권형은 1.03%로 두 유형에서 모두 민간풀이 시장을 웃돌았다.

한편 민간풀의 수탁고는 작년 12월 말 기준 1조3천55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말의 1조9천688억원과 비교하면 6천억원 넘게 급감한 수치다. 주식형과 채권형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대체투자와 MMF 유형에서 각각 자금이 4천502억원과 1천650억원이 감소했다. 글로벌 부동산·인프라 시장이 냉각되면서 대체투자 투자금이 빠르게 회수된 것으로 풀이된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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