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 즉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워싱턴DC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 대담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과거에 인플레이션 급등이 일시적이었다는 진단이 틀렸듯이 지금 나타나는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도 장기적 둔화 과정의 시작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중앙은행의 긴축 과정이 시장의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7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 유로퍼시픽자산운용의 전략가들이 모두 지금의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이 '일시적(transitory)'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6.5% 올라 지난 6월 기록한 고점 9.1% 상승에서 크게 둔화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자,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서에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라는 표현을 새롭게 추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8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미국의 1월 고용은 51만7천 명 증가하는 등 고용 시장은 강한 모습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연준 내에서도 고용이 여전히 탄탄하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진단이 잇따랐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고용 호조에 연준이 종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고 언급했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고용 호조에 긴축의 흔적을 많이 찾아볼 수 없다며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 헤지펀드 윈쇼어 캐피털 파트너스의 강 후 TIPS 트레이더는 마켓워치에 "올해의 유일한 이야기는 바로 일시적 디스인플레이션이다"라며 "노동시장은 매우 타이트하며, 이는 인플레이션 이야기를 매우, 매우 복잡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후 트레이더는 "일시적인 것은 디스인플레이션의 기간이 짧다는 의미"라면서도 "우리는 디스인플레이션을 5~6개월 더 겪을 것으로 꽤 확신하지만,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월에 본 것처럼 한쪽에 물러나 있던 자금들이 시장에 진입할 것이며, 시장이 장기적인 합리적 디스인플레이션 기간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고수한다면 자산은 매도세를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더 많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70%로 본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유럽의 에너지 비용이 더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열린 대담에서 우리가 디스인플레이션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이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1월 고용이 강한 것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15회 언급할 정도로 인플레이션 둔화에 초점을 맞췄으며, 이는 시장의 조기 금리 인상 중단 기대를 강화했다. 하지만 당시 파월 의장은 이제 시작이라며 긴축에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이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장의 기대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의미로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이 틀렸을 수 있다는 의미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빅이 이끄는 전략가들은 전날 발표한 '일시적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해고를 단행하거나 아니면 마진이 악화하는 것을 봐야 하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있다며 당장은 "마진이 악화하는 길을 계속하고 있으나 결국 이는 해고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위험 이벤트로 경로를 재설정하지 않는 한 금리 경로를 천천히 바꾸는 훨씬 더 제약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은 축하할 일이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BofA의 마이클 하넷이 이끄는 전략가들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상반기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시적이며 또는 상반기에 노랜딩(no-landing: 착륙 없음)이 하반기 경착륙으로 전환되는 '약세 위험'을 예상한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포트 피트 캐피털 그룹의 댄 아이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가 "진짜"라고 믿으며, 인플레 헤지의 수단으로 에너지 관련주에 대한 익스포저를 두 배로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에 3%나 3.5%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최근의 하락세가 가짜로 판명 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둘 중 어느 쪽이 맞을지는 당장 다음 CPI 보고서가 나오는 오는 2월 14일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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