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이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임에 따라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유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14일 공개한 2023년도 제4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최근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임에 따라 당분간 해외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유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에 대해 "우리나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높은 개방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환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환율이 자금흐름이나 시장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당국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으로 다양한 거래동기를 가진 역외 시장참가자들의 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제고된다면 환율의 변동성이 조금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은은 주식 자금의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관련 부서는 "올해 1월 중 아시아 주식시장 전체로는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지만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대만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했다"며 "다만 액티브 펀드로의 자금 유입에 저점 매수와 같은 기술적 요인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향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금융 여건의 긴축 정도가 과거 기준금리 인상기보다 큰 편이라고 진단했다.

관련 부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장과 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정책 시차 등을 고려할 때 그 영향이 올해에 보다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긴축기조 지속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동산 관련 자금시장 불안에 유의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완만한 디레버리징이 지속될 수 있는 정책조합을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계량모형 분석 결과를 소개하며 300bp 기준금리를 인상한 효과는 올해 상반기에 가장 크게 나타난 이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의 주택시장 부진 등을 감안하면 실제 효과는 추정치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 전망은 2월 이후 물가 상승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관련 부서는 "2월 이후에는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둔화할 것"이라며 "전월 대비로도 1월의 전기료 인상 효과가 사라지고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면서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근원물가에 대해서도 둔화 전망을 나타냈다.

관련 부서는 "근원물가 오름세의 둔화 정도가 다소 더딘 것은 사실이나 상승률이 하락한 시점이 지난 12월 이후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아 앞으로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근원 상품 물가와 달리 근원 서비스물가는 오름폭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상품과 서비스로 구분하여 추세변화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광의통화(M2)의 증가율은 낮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관련 부서는 "그동안 M2 증가율이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주택시장 부진 등에 따른 가계대출 위축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M2 증가율이 낮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화공급 감소의 원인으로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둔화, 경상수지 흑자 규모 축소 등의 해외 요인과 가계대출 축소·회사채 발행으로 대체된 기업 대출 등 국내적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초과저축 증가에 대한 진단도 나왔다.

한은 관련 부서는 "예비적 동기의 저축뿐만 아니라 대내외의 경기둔화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초과저축이 늘어난 부분도 있다"며 "수입차에 대한 구매력이나 해외여행에 대한 펜트업 수요 증가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초과저축이 소비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어 "지난해 2분기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3분기 들어 저축률이 하락했는데 올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실질소득 증가율보다 실질소비 증가율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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