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장과 기업 이야기를 전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서영태 기자가 메탈 시장과 배터리 기업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기자]
전기차 시대에 하늘 높이 치솟던 배터리용 리튬값이 올해 들어선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요는 주춤거리는데 공급은 늘어났어요. 특히 중국 배터리 기업이 쓰는 탄산리튬 값이 반토막 났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알아봤습니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위협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앵커]
전기차 배터리 필수 재료인 리튬값이 뚝 내려갔다니 어느 정도죠?
[기자]
15일 연합인포맥스의 경제정보터미널에 따르면 수산화리튬이 킬로그램당 72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12월 고점이 85달러 정도였는데, 15% 정도 하락한 겁니다. 수산화리튬은 국내 업계 주력인 삼원계 배터리에 쓰입니다. 수산화리튬값은 공급이 늘어 하락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강정화 선임연구원은 "1~2위 공급업체가 공급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리튬 생산 2위인 칠레 SQM은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으로 키우려고 합니다.


[앵커]
중국 배터리에 쓰이는 탄산리튬 값은 더 내려갔다고요?
[기자]
예, 눈에 띄는 건 탄산리튬 시세입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탄산리튬은 킬로그램당 300위안을 밑돌았습니다. 작년 11월 고점(581.5위안) 대비 50% 정도 폭락한 거죠. 다시 말해 한국 기업이 쓰는 소재보다 중국 기업이 쓰는 소재의 값이 훨씬 빠졌습니다. 탄산리튬값이 추락한 건 중국 경제 때문입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박가현 연구위원은 "고품질의 수산화리튬에 대한 수요는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는 반면 탄산리튬 같은 경우는 중국 내부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탄산리튬은 중국 배터리와 가전제품에 많이 쓰이는데, 중국 내 소비가 부진한 영향을 받았다는 겁니다.


[앵커]
중국 소비 얼마나 부진한가요?
[기자]
중국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감률은 지난해 10월(-0.5%), 11월(-5.9%), 12월(-1.8%)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자동차 관련 데이터도 부진합니다. 중국 전기차 회사 리오토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험 가입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2월 승용차 보험 가입이 2022년 1~2월보다 25% 이상 줄었다"며 "(탄산리튬) 수요가 예상과 매우 크게 다르다"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 전기차가 기대보단 잘 안 팔리고 있다는 뜻이죠. 탄산리튬 가격이 더 내려간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인 니오의 윌리엄 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실적발표회에서 "지난 며칠간 많은 소재 회사와 집중적으로 소통했다"며 "탄산리튬 수요가 작년만큼 강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4분기에 탄산리튬값이 톤당 20만 위안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중국 배터리용 소재값의 하락이 우리나라 배터리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기자]
문제는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경쟁력입니다. 일각에선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 가격 차가 벌어질수록 중국업체가 가격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중국 경제의 회복을 배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중국은 3% 성장했죠. 올해는 5.2% 성장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망했습니다. 월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도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고 있습니다. 중국 내 자동차 수요도 회복하면 탄산리튬값이 다시 올라오겠죠.
글로벌공급망분석센터의 임지훈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탄산리튬값이 2025년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임지훈 연구원은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이 다른 패턴을 보일 전망"이라면서도 "2025년 이후에는 가격 상승을 보인 뒤 2030년에 이르면 강한 수요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썼습니다. 따라서 중국산 배터리에 쓰이는 소재 값의 하락이 국내 업체에 제한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박가현 연구위원은 "두세 달 정도 가격이 움직인 걸로 중국 배터리의 가격경쟁력이 강해져 우리나라 경쟁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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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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