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2022년 9월에 우리나라가 세계국채지수(WGBI) 워치리스트(관찰대상국) 등재에 성공하면서 정식 편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이달 심사 발표를 앞두고 주요국 WGBI 편입 사례와 서울채권시장의 컨센서스, 외국인 원화채권 매매 동향에 대한 기획 기사를 사흘간 5편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우리나라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은 얼마나 빠를 수 있을까. 주요국 사례와 비교했을 때, 올해 안으로만 편입하면 그야말로 '서프라이즈'로 평가할 만하다. 평균적으로 WGBI 편입에는 2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WGBI를 향한 정부의 전진은 진행 중이다. 외환시장 개방까지 맞물려 시장 선진화의 기틀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20일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전 거래일 기준 우리나라 국고채 잔액은 951조원가량이다. 2016년 중 500조원을 돌파했고 이제는 1천조원 시대를 넘본다. 신용등급은 지난 2016년부터 AA 등급(S%P 기준)을 유지 중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WGBI 가입에 대한 정량적 요건을 이미 충족했다. WGBI를 담당하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러셀(FTSE Russell)도 선진국(Developed)으로 분류하는 국제적 위상과 외국인 비과세 조치 노력 등을 바탕으로 작년 9월에 WGBI 워치리스트(Watch List·관찰대상국)에 등재됐다. 실무진 논의를 시작한 지 약 3개월 만에 거둔 쾌거였다.

워치리스트에 오른 이후 국채당국은 최단기간 정식 가입을 노렸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WGBI 편입 심사를 받은 국가들의 평균 소요 기간이 2년 정도 되기 때문이다. 높은 시장접근성 수준으로 워치리스트 과정이 없었던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직접 비교하기 적절치 못한 측면이 있다. 이스라엘은 편입 비중도 매우 작은 편이다.

 

 


사실상 연내 가입하기만 해도 상당한 성과인 셈이다. WGBI 가입 심사는 3월과 9월에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이 원화채권을 투자하는 데 걸림돌이 없도록 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법 개정으로 탄력을 받은 외국인의 국채 투자 이자·양도소득 비과세를 비롯해 국채통합계좌의 부활 등이다.

작년에 우리나라 예탁결제원과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이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추경호 부총리 등 최고위급까지 앞장섰다. FTSE Russell 역시 고위급 면담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온라인 실무진 회의는 수시로 열린다. 그럼에도 거래 표준을 정립하고 결제 전산을 새로 만드는 등 부수적인 작업이 많다.

단순히 WGBI 편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자본시장 전반을 선진화하는 과정이 연계됐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가 폐지되고 외환시장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역내 외환시장에 해외 금융기관을 참여시키고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추경호 부총리는 지난달 WGBI 3월 편입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얘기하는 가능성은 3월과 9월 두 차례인데 3월은 기술적으로, 물리적으로 굉장히 촉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식지수와 달리 채권지수에서는 한국이 WGBI에 편입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채권지수에서 빠지는 상황은 없다"며 "WGBI에 편입되면 외국인의 국채 보유 비중이 확대되면서 원화채 디스카운트의 해소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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