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은행권에 번지고 있는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켓워치는 19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금리 동결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금리를 내리는 것은 경제적 압력밸브를 풀어주는 것으로, 일시적이나마 금융시장과 은행 시스템의 건강에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등 미국 지역은행들이 잇달아 파산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매체는 금리 동결은 충분하지 않다며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끝내자는 의미가 아니고, 전쟁을 잠시 미루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파산한 은행들의 운영시스템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사실상 엄격한 규제와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은행들의 파산으로 이어졌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연방정부는 은행들에 자산의 일부분을 만기까지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은행들에 일시적 미실현 손실을 견딜 수 있는 여력을 준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대규모 미실현 손실을 떠안게 됐으며, 연준이 이를 예측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싯 인베스트먼트 어소시에이트의 브라이스 도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금리를 매우 낮게 유지하다가 급격히 올리면서 어떠한 금융기관도 채권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조정해 미실현 손실을 피하기는 어려웠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일 연준이 금리를 1%P 내린다면 현재 은행권의 미실현 손실의 절반가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은행 위기를 가장 빠르고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다른 은행으로의 전이 위험이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앞서 퍼스트 리퍼블릭이 파산 위기에 몰렸을 때 구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른 은행이 논의됐던 것을 고려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 외 다른 방식은 또 다른 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소화할 시간을 주지 않고, 금리 인상을 밀어붙이면 결국 유동성 위기와 신용 경색이라는 재난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켓워치는 "연준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문제를 더 키워서는 안 된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을 조금 더 오래 견뎌야 할지라도 은행권 위기가 글로벌 유동성 위기와 하드랜딩(경착륙)으로 이어지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종료하자는 것이 아니라 잠시 미루는 것"이라며 "가끔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뒷걸음질 쳐야 하는 상황이 있다"고 연준의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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