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김학성 기자 = 최근 중국이 매우 공격적으로 석유화학 설비를 증설하기 시작하면서 향후 글로벌 기초유분 시장의 공급과잉 상황이 굳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 석유화학 공장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나이스신용평가는 20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자급률 상승이라는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업황 다운사이클이 장기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간 국내 석유화학 업체는 기초유분과 중간원료를 중심으로 중국에 많은 물량을 수출했다.

그러나 최근 미·중 갈등 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국은 석화 산업을 안보와 직결된 핵심 기간산업으로 규정하고, 오는 2025년까지 에틸렌을 비롯한 기초유분 자급률을 대폭 상향하고 설비 가동률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서연 나이스신평 연구원은 "최근 중국은 공격적으로 생산설비를 확장하고 있다"며 "(중국의) 2025년 대부분 기초유분과 중간원료 자급률이 100%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틸렌부터 벤젠·톨루엔·크실렌(BTX)까지 다양한 부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나프타분해시설(NCC) 방식의 증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제품 다양성과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나이스신평은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업황도 장기간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은 현재 수입하고 있는 기초유분을 중국산으로 대체하고자 할 것"이라며 "중국 내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성장하더라도 이는 수입보다 자국 내 설비 가동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이 증설을 집중하던 시점에 국내 석유화학 업체의 수출 규모도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엔 국내 업체가 증설에 따른 혜택을 받는 후방제품에 집중해 대응했으나, 최근에는 전체 밸류체인에 대한 자급화가 진행되고 있어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국내 석화 업체는 업황 둔화로 영업현금흐름이 감소한 가운데 대규모 자금소요가 지속되며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상태"라며 "공급과잉 고착화로 수익성 하락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재무능력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투자는 채무상환능력의 저하를 의미하며, 이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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