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로봇 관련 특허 등록에 속도를 내며 경쟁사에 대해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인사말하는 한종희 부회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3.21 mjkang@yna.co.kr


"로봇 사업 확대에 총역량을 집중하겠다." 최근 열린 비스포크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밝힌 말이다.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로봇을 신사업으로 공표하고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빌리티 등 관련 기업에 잇달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특허를 대거 등록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로봇 사업에 본격적인 신호탄이 쏘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22일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5건의 로봇 관련 특허를 등록하고 18건을 공개했다.

특허 등록을 마쳤다는 것은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권이 발생하고 특허권자에게 권리가 생겼다는 의미다. 즉, 관련 기술에 대해서는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기술을 갖고 있어 경쟁사가 침해할 수 없다고 선언을 하는 것과 같다.


◇ 더 인간과 가까운 로봇…특허 등록 마친 기술은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회사는 사용자와 인터랙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사용자 니즈에 맞춰 동작하는 지능형 로봇을 추구한다"며 "현재 상용 기술 확보 등을 하고 있으며 이를 비롯해 다양한 로봇 사업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번에 등록을 마친 기술 중 눈여겨볼 부분은 인공지능(AI) 학습 로봇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해당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로봇은 사용자의 언어와 문자를 인식하고 머신러닝을 통해 응용, 처리를 통해 보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구현한다.

기존 AI 기술이 대부분 정해진 조건에서 반복적·기계적 반응만 내놓았다면, 해당 기술은 학습을 통해 보다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끌어낸다.

삼성전자는 비단 로봇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PC, 카메라, 웨어러블 장치까지도 탑재할 복안으로 해당 기술을 개발했다.

아울러 인간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공업용 로봇 기술도 최근 등록을 마쳤다.

해당 로봇은 '가스 실린더 이송'을 위해 고안됐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중 건식 에칭 공정 중에 필요한 가스를 공급하는 로봇으로, 작업자의 노동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150kg에 이르는 실린더를 작업자가 직접 꺼내거나 밀 경우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팔이 달린 로봇을 구현해 예기치 못한 사고나 폭발, 화재 등의 위험을 예방한다.


◇ 플랫폼 기술에 집중 시작…로봇 원년 꿈꾼다

특허 공개를 마친 기술들은 대부분이 로봇과 제어 방법에 집중됐다. 18건 중 제어 및 구동 방법에 대한 기술만 13건에 이른다. 주행 로봇에 관한 기술도 총 2건 등록을 마쳤다.

최근 삼성전자는 로봇을 어떻게 제어할지, 또 로봇이 어떻게 주행할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부회장은 전일 행사에서 "삼성리서치에 많은 엔지니어가 모여 로봇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며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 로봇의 활동 반경과 움직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독자적인 플랫폼과 디바이스를 구현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DX 조직 내에 '로봇사업팀'을 구성했으며, '걷기 운동용 웨어러블' 로봇을 올해 중 'EX1'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특허법인 변리사는 "최근 공개된 특허를 통해 기술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시장 진입장벽 구축을 위해 등록을 마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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