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고금리·고물가 상황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 위기 불안이 커지자 여야가 민생 챙기기 경쟁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고금리 상황에 따른 서민금융 실태 확인에, 더불어민주당은 미 SVB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불안 해소를 위한 지원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여야 모두 민생 행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이 물가, 금리, 부동산, 고용 문제를 '민생 4대 폭탄'으로 규정하고 당 내 기구 산하 분과별 조직을 구성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며 민생 현안에 대응해 민생 정당으로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응단은 4개 분과 관련 토론회, 정책 대안 마련 등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물가와 관련해선 냉난방비와 대중교통비 인상 등의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금리 분과는 긴급생게비 대출 부담 완화,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부동산 분과는 전·월세 사고 지역 점검과 대책 마련 등을 할 예정이다. 고용 분야에선 주69시간 논란이 있는 노동시간 개편 논의 대응과 더불어 주4.5일제 관련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또 서울 강남 팁스타운에서 열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대응 간담회'에 참석해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벤처캐피털에 출자하는 방식의 펀드를 일컫는 '모태펀드 확대'를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정부의 대응을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올해 모태펀드 예산이 40% 삭감됐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를 보는 시각이 어떤지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민주당은 모태펀드 예산을 복구하거나 늘리고 정책금융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위기와 민생 등을 강조하며 검찰 기소 등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쏠린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구성된 국민의힘도 민심에 부합하는 정책을 강조하며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21일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 등과 함께 취임 후 첫 현장 행보이자 민생 행보로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았다.

김 대표는 이달 말 출시 예정인 '긴급 생계비 소액 대출' 추진 현황을 비롯해 금융 상황 전반을 점검했다.

김 대표는 "저신용 상태에 놓인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원 대상자와 규모를 넓혔으면 좋겠다"며 "필요 재원 충당을 위해 금융기관도 적극 협조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또 민생·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민생희망특별위원회'(가칭)를 발족한 김 대표는 각 분야 전문가 및 현장 실무자들과 함께 보폭을 늘려 갈 방침이다.

여당으로 민생 경제를 꼼꼼히 살피는 등 최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세를 민생 행보로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 차원에서 민생희망특위를 통해 고금리, 공공요금 인상 등 서민들의 체감도가 큰 이슈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민생 이슈에 대한 여당의 선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미국 SVB 파산 사태로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여야는 모처럼 한 목소리로 금융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위해 이자 부담을 경감하고, 디지털 뱅트런으로 인한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공적자금을 투입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서민금융 상품을 늘리는 방안을 내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쏠린 관심을 분산하기 위해 민생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경제 상황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늘 해오던 민생 정책을 조금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해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g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5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