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주말을 앞두고 강세를 보였다.독일의 글로벌 금융기관인 도이체방크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초반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뒤 낙폭을 줄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0.76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0.580엔보다 0.189엔(0.14%)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7591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8400달러보다 0.00809달러(0.75%)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0.66엔을 기록, 전장 141.52엔보다 0.86엔(0.61%)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525보다 0.58% 상승한 103.124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간 단위로 0.77%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주말을 앞두고 안전선호 심리가 급하게 재소환됐다. 독일의 초대형 글로벌 금융기관인 도이치방크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면서다. 유럽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로도 잠재워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 자료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이 전날 194bp에서 이날 221bp까지 상승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위험이 커져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해당 소식에 도이치방크의 주가는 한때 14%나 폭락했고 유로존의 다른 은행주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은행업 위기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오버나잇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초반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장막판 낙폭을 줄였다. 극단적일 정도의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면서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대비 23bp 하락한 3.61%에 호가됐지만 오후들어 6bp 내린 3.78%에서 호가됐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도 12bp 내린 3.30%에 호가가 나왔지만 장막판 4bp 하락한 3.38%에 호가됐다.

연준이 더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시장의 기대도 강화됐다. 연준은 지난 22일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치를 25bp 인상했다. 위원들의 최종 금리 예상치는 5.1%로 지난해 12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해 1회 더 25bp 인상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이 더는 금리를 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연준이 통화정책 성명에서 '지속적인 인상(ongoing increases)'이 적절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등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강화했다는 이유에서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29.610엔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로 출발한 뒤 장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극단적일 정도였던 안전선호가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엔화가 약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위험 통화인 유로화는 한때 1.07120달러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며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했다. 투자자들은 주말을 앞두고 위험통화인 유로화에 대한 포지션을 줄였다. 실리콘 밸리 은행의 파산과 크레디트 스위스(CS)가 UBS에 전격 인수되는 대형 이벤트가 주말에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구두개입성 발언에 나섰지만 유로화 약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은행들은 자본과 유동성이 강하기 때문에 회복력이 있으며(resilient), 필요한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로존 최대의 경제 규모를 가진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도이체방크 주가폭락 이후 유럽은행 시스템은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은행업 위기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다.

연준에서도 가장 매파적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은행권 혼란에서 초래된 금융 스트레스가 금리를 낮추고, 이는 부정적인 거시 경제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불러드 총재는 "지속적이고, 적절한 거시건전성 정책은 금융 스트레스를 억제할 수 있지만 적절한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에 계속 하향 압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은행 시스템 혼란에도 인플레이션이 높아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간단한 결정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결국 위원회는 은행 시스템이 건전하고 견조하다는 명확한 신호가 있다고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라보뱅크의 전략가인 제인 폴리는 (유로존의)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좋았지만, 시장은 위험 회피 상태이며 안전 피난처인 달러 또는 다른 통화로 갈아타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OCBC의 전략가인 크리스토퍼 왕은 외환시장 안전 피난처의 프록시인금과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의 흐름이 좋고 대부분 다른 통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투자심리가 취약한 상태에서 가격 움직임은 은행권 불안이전이되는 충격이 있는지에 따라 양방향으로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버스넛 래덤의 리서치 헤드인 피터 도허티는 "(은행 주식의) 이러한 변동성이 곧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은행 부문의 위험의 전이 문제는 의심할 여지 없이 다른 곳의 은행 주식에 대한 수요도 짓누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픽텟 자산운용의 전략가인 아룬 사이는 "미국에서 (활용가능한) 신용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기간이 도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우리를 경착륙인 미국의 경기 침체로 이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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