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1일 A증권사 본사 대강당에 300여명의 직원들이 모였다. 이후 30여분간 사장님 훈화말씀이 시작됐다.

사장님 말씀이 진행되는 동안 IB부서는 칭찬을 받았고 법인영업부서는 분발하라는 격려를 들었다. 사장님의 훈화(?)에 해당 부서 부장들은 적잖이 진땀을 흘렸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 부쩍 월례조회가 늘었다.

사장님 말씀과 함께 한달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지만 어려운 증권업계 상황이 투영되다 보니 본의아니게 부서별 성적표가 공개되는 공포의 시간이 됐다.

이러한 추세는 주로 신생사나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이엠투자증권도 얼마전 월례조회가 생겼다. 지난 6월 정회동 사장이 취임한 이후 생긴 변화 중 하나다.

아이엠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사장님이 흥국증권과 NH농협증권 수장을 지내면서 쌓은 노하우가 이런 조직문화에도 나타나는 것 같다"며 "월례조회 시간만 되면 부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한 껏 더 긴장하게 되는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업황이 어려워지며 실적 악화의 직격탄을 맞다보니 월례조회를 통해 내부적으로 직원들을 다독이고 격려한다는 분석이다.

한 소형증권사 관계자는 "실적이 좋은 부서는 공개적으로 사기충전이 되는 시간이지만 그렇지 못한 부서는 부진한 실적의 이유를 설명하기 바쁘다"며 "요즘들어 월례조회 시간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자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장님의 훈화말씀이 모두 아프기만 한 것은 아니다.

월례조회 문화로 유명한 대신증권은 매달 1일 사내방송을 통해 이어령 회장의 말씀으로 대신금융그룹이 나아갈 길에 대해 언급해왔다.

삼성증권 역시 매월 첫날 대담 형식을 빌려 직원들과 사장님과의 토크쇼를 진행하는 등 시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로운 형식의 월례조회를 진행해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월례조회라는 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순 없지만 그 회사의 조직문화를 알수 있는 단적인 예"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산업증권부 정지서 기자)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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