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해 상장에 도전한 대기업 계열사 및 유수의 유니콘이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기존 투자자와 시장의 눈높이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대어'가 자취를 감춘 후 IPO 시장은 중소형 종목이 주도하고 있으며, 공모 결과도 성공적이다. 이에 연초 이후 조단위 기업들도 발 빠르게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다. 빠르면 상반기 내 심사를 받은 대어가 연내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하반기 '빅딜' IPO의 성사 여부가 공모 시장의 향후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해 연간 실적이 보고된 IPO 준비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따져보고자 한다.]

LG CNS, 창사 이래 첫 TV 광고 제작·송출
[출처 : 연합뉴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김학성 기자 = 상장을 준비 중인 LG그룹의 시스템통합(SI) 기업 LG CNS가 상장 타이밍을 놓고 장고하고 있다.

이는 비교기업인 삼성SDS와 관련이 있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블록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서 삼성SDS의 주가가 내림세를 면치 못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 CNS와 상장 주관사단은 실사를 마무리 짓고,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신청할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 5월 주관사단을 꾸린 뒤 곧바로 실사를 진행하고, 지난해 하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었으나 시장 상황 악화에 기업공개(IPO) 추진 시기를 내부적으로 연기했다.

그 과정에서 IPO를 주도했던 김영섭 대표의 후임으로 현신균 신임 대표가 선임됐다. 기존 IPO 전략에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데, 리스크 높은 시장 상황에서 전임자가 진행해왔던 공모 전략을 고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삼성SDS의 주가는 반등에 실패했다. 총수일가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와 함께, 수익성 악화 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시각이 퍼지면서다.

삼성SDS의 전일 종가는 11만7천700원이다. 지난 2021년 1월 한때 22만9천500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사이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상장 이후 최저가인 11만3천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1년전 LG CNS가 상장 주관사단을 꾸리며 IPO 추진을 본격화했을 당시 삼성SDS의 주가는 15만원 선이었다. LG CNS가 공모의 밑그림을 그리던 시기보다도 21%가량 빠졌다.

올해만 놓고 봐도 2% 하락하는 등 같은 기간 코스피가 13% 상승한 것에 크게 못 미치는 모습이다.

경기 둔화에 따른 고객사의 정보기술(IT) 투자 감소세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 실적이 시장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외국계 비교기업으로 꼽힐 서비스나우의 주가도 신통치 않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500달러를 웃돌던 주가가 연말에는 400달러 안팎으로 빠졌다. 올해 들어 23% 상승한 점은 위안거리다.

삼성SDS의 지난해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수준이다.

이를 LG CNS의 지난해 순이익 2천650억원에 곱해서 단순 계산한 기업가치는 2조1천200억원이다.

LG CNS의 기업가치를 2조8천억원으로 평가해 지난 2020년 지분 35%를 1조원에 매입한 재무적투자자(FI) 맥쿼리 입장에서는 현시점에서의 상장 강행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만 비교그룹의 주가 하락과는 별개로 LG CNS는 IPO를 위한 에쿼티 스토리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 2018년 LG CNS의 매출은 3조원대였으나 지난해 말 기준 4조9천696억원까지 증가했다. 영업익 역시 같은 기간 두배 가까이 증가해 지난해 3천85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늘었지만, LG그룹 계열사를 포함한 내부거래 비중은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59% 수준이었던 내부거래 비중은 2021년 64%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63.2%로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LG CNS는 회사채 발행 및 단기 차입금 규모를 늘려가며 자금 마련에 힘을 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30억원 수준이었던 원화단기차입금은 2천700억원까지 늘어났다. 회사채 발행 규모는 5천억원 이내에서 관리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금은 5천364억원, 비유동성 차입금은 1천49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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