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해 상장에 도전한 대기업 계열사 및 유수의 유니콘이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기존 투자자와 시장의 눈높이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대어'가 자취를 감춘 후 IPO 시장은 중소형 종목이 주도하고 있으며, 공모 결과도 성공적이다. 이에 연초 이후 조단위 기업들도 발 빠르게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다. 빠르면 상반기 내 심사를 받은 대어가 연내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하반기 '빅딜' IPO의 성사 여부가 공모 시장의 향후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해 연간 실적이 보고된 IPO 준비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따져보고자 한다.]

두산로보틱스
[출처: 두산로보틱스 홈페이지]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김학성 기자 = 연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을 마친 두산로보틱스가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채비에 나섰다.

현재 매출이나 이익 등 실적으로는 상장예비심사 재무요건을 충족하기가 어려워, 공모 과정에서 최소 1조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아야 증시 입성이 가능한 점은 부담이다.

27일 두산로보틱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10대 1 주식 액면분할을 결의했으며 다음 달 등기할 예정이다.

이로써 현재 486만1천998주인 총 주식 수는 4천861만9천980주로 10배 늘어난다.

공모 주식 수를 규정하고 있는 상장예비심사 규모요건과 분산요건을 넉넉하게 맞추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기술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외이사 4명을 신규 선임하는 등 이사회 확대 개편도 마쳤으며, 지난 19일부터 전자증권 등록을 위한 작업도 시작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달 상장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공동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하는 등 막강한 주관사단을 꾸리며 상장 준비를 알렸다.

코스피 상장을 노리는 두산로보틱스는 예상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는 것이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른 요건을 만족시키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현재의 실적 수준으로는 경영성과를 심사하는 재무요건을 만족시키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상장 재무요건으로 매출과 이익, 자기자본, 시가총액 등을 토대로 다섯 가지 기준을 제시한 뒤 그중 하나를 택해 심사받도록 한다.

대부분 매출 1천억원이 넘거나 이익을 내야 도전해볼 만한 조건이다.

자기자본을 사용한 기준도 기준선이 1천50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 450억원과 영업손실 121억원을 올렸으며 자기자본 규모가 439억원인 두산로보틱스 입장에서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는 기준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는 것이다.

시가총액 1조원에 미치지 못하면 코스피 상장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공모가 시작될 오는 4분기 IPO 시장의 반등 여부와 로봇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21년 12월 프랙시스캐피탈과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약 4천4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공모 과정에서 1조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을 경우,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2년여만에 2.3배로 상승한다.

비교기업으로 꼽히는 국내 협동로봇 업체의 주가는 연초 시작된 상승분을 이달로 접어들며 일부 반납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며 300%가 넘는 연중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던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는 지난달의 고점 대비 최근 30%가량 빠졌다. 뉴로메카 역시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해외 비교기업으로 포함될 수 있는 산업용 로봇 제조 기업인 일본의 화낙 역시 지난 2021년 1월 주가 고점 대비 20% 하락했다.

하지만 상장 가능성을 낙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익을 내고 있긴 하지만 매출이 두산로보틱스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여전히 1조8천억원에 달한다.

두산로보틱스가 대기업 계열의 든든한 지원과 로봇산업의 성장성을 시장에 설득해낼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단 시각이다.

게다가 국내 협동로봇 기업의 주가 되돌림 현상이 오히려 로봇산업에 대한 고평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봤다.

2018년 99억원이던 두산로보틱스의 매출은 지난해 450억원으로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4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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