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의 뉴욕 24시> BoA 변호사가 바라본 韓 금융회사
<이진우의 뉴욕 24시> BoA 변호사가 바라본 韓 금융회사
  • 승인 2012.11.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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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전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맨해튼의 곳곳에는 한국이 있다. 맨해튼 32번가 코리아웨이(Korea Way)는 물론 맨해튼 남쪽에서 북쪽까지 많은 한국의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2위 은행(자산 기준)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근무하는 J씨(39).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세 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뉴저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의 한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MBA)를 땄다.

그는 로스쿨까지 졸업한 뒤 BoA의 금융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자기 밑에 있는 부하 변호사가 수십 명은 된다고 한다.

그는 세계 속의 한국, 아니 뉴욕 속의 한국 금융기관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갑자기 궁금했다. 업무 특성상 많은 금융기관을 접촉한다고 했다.

그를 맨해튼의 한 맥주집에서 만났다.

첫 대답은 "NPS(국민연금)!"였다.

"BOK(한국은행)"를 물으니 안다고 했다. "KDS(산업은행)" 정도는 알고 있었다.

월가도 갑(甲)은 기억하는 셈이다. 월가 금융기관에 자금을 맡기는 한국 기관들이다. 한국은행은 직접 월가 금융기관과 경쟁하는 주요 시장 참가자이기도 하다.

물었다. K은행, W은행, S은행, 또다른 K은행, H은행…. 그는 잘 모른다고 했다.

맨해튼 4번 파크 애비뉴에 있는 유명한 W스테이크 하우스에서 한국 W은행 신용카드를 내밀어 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직원이 이것이 무슨 카드인지를 몰라 "현금카드인가요? 신용카드인가요?"라고 묻는 이치와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은행인 것은 알지만 그들이 뉴욕에서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른다는 얘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신한, 국민, 하나, 산업, 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이 뉴욕에 지점이 있다. 이들은 뉴욕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주 고객으로 하며 일부 현지 교포가 운용하는 기업도 고객군으로 관리하고 있다.

일반 예금자를 대상으로 한 수신 업무는 하지 않으며, 여신을 중심으로 한 지점 영업을 하고 있다.

우리와 신한은행 등 2개 은행은 미국 현지법인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현지 교포를 대상으로 예금 업무를 취급한다. 또 교포 사업자 등에게 여신을 제공하고 모기지 및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업무를 한다.

현지인을 상대로 한 `작은' 현지 은행이라 할 수 있다.

농협과 수출입은행 등 2개 은행은 사무소만 있다. 현지 자료 수집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주된 업무다.

하지만, 몇 가지 부분에서 J씨의 설명이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넓은 해외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진 K은행. 이들은 뉴욕에서 은행 격이 아닌 비은행 '일반회사(송금전문회사와 여신전문회사)' 형태로 환전업무 등 유사 은행업을 하고 있다.

H은행 합병 전의 대주주였던 론스타는 K은행 뉴욕 법인의 은행 지점 인가를 미국 금융당국에 반납해 버렸다.

자신들이 사모펀드라는 이유로 미국 내에서 대주주 자격 시비가 벌어질까 봐 아예 K은행 뉴욕 지점의 은행 라이선스를 포기한 것이다.

따라서 법적으로 보면 K은행은 미국 내에선 은행이 아니다. 미국 은행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 범위에서 미국 내 거액예금 수신 및 여신 등을 취급하고 있을 뿐이다.

J씨는 한국 증권사에 대해선 이름조차 몰랐다.

그는 오히려 한국 증권사가 왜 뉴욕에 있는지 되물었다.

요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많은 월가 금융기관들이 금융위기 이후 일부 핵심 트레이딩 부서를 뺀 나머지 지원 부서를 세금과 임대료가 싼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증권사는 여기서 무엇을 하는 걸까.









<월가의 한 노천 맥줏집 전경. 업무 끝나고 맥주 한잔은 월가 IB 사람들의 일상에 가깝다.>



월가는 한국 금융인들이 모여 있는 한국 여의도와 비슷한 면이 있다.

넥타이 부대, 그리고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 휴대전화와 서류가방. 약간 다른 점은 크기다. 더 많은, 더 큰 금융회사가 여기 있을 뿐이다. 밤이 되면 월가에선 노천 맥줏집이 펼쳐진다. 가끔 마라톤 대회도 열린다. 갑자기 문화 공간으로 바뀐다.

하지만, 늦은 밤 월가의 맥줏집에서 한국 금융인들을 찾긴 쉽지 않다.

뉴욕 맨해튼 인근의 북부 뉴저지, 한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에는 H라는 나름 유명한 선술집이 있다. 이곳이 한국에서 온 금융인들이 많이 찾는 '쉼터'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선 이런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우리는 여기 왜 있는 걸까…" (미주본부 뉴욕특파원)

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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