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는 그리스가 부채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도록 채권단이 채무를 탕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IMF는 그리스가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120%로 낮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리스의 부분적 채무불이행(디폴트)라고 믿는다. 다만 이번에는 지난 3월처럼 민간 채권단만 참여할 것이 아니라 독일을 비롯한 국제 채권단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스 국채 원금의 50%가 삭감(헤어컷)되면 현재 350억유로어치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독일은 175억유로의 손해를 보게 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은 손해를 피해보고자 그리스의 긴축 시한을 2년 연장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지만 그리스가 헤어컷 없이 부채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로이카는 실사 보고서를 통해 부분적 채무불이행 없이 그리스의 부채 비율은 2020년에 144%, 2022년에는 134%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
내년 총선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손실 분담안을 수용하긴 어렵다. 오직 보증 형태로만 역내 부실국을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고수해온 독일이 헤어컷을 수용한다면 정부에 대한 여론이 나빠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리스 국채 헤어컷은 2014년 독일의 예산 균형도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반대는 자연스럽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장관은 "우리가 다른 해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고 프랑스의 피에르 모스코비치 재무장관도 그를 거들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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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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