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발을 빼고 있는 가운데 특히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럽계 자금 이탈 규모는 총 7조8천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그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8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영국과 스위스, 독일 등 유럽계 자금의 이탈 규모는 2조5천억원이었다. 사실상 유럽계 자금이 외국인 매도를 주도한 셈이다.

아시아계 자금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순매도 전환했고, 꾸준히 유입되던 중국 자금은 집계 이후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더블딥 우려로 증시 불안감을 증폭시켰던 미국계 자금은 지난 8월 대폭 순매도 이후 횡보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번달에도 유럽계 자금이 외국인 매도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아시아 등 다른 지역의 자금이탈까지 부추길 가능성도 높다도 보고 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달들어 프로그램 형태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만기일 이후 다시 순매도로 전환했다"며 "8월 이후 흐름과 마찬가지로 한국 시장을 이탈하는 외국인 자금은 유럽계 자금 중심이며 이는 리스크 축소와 자금 조달이 목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서유럽뿐 아니라 동유럽까지 위기의 전이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은행 중심의 유럽계 자금 이탈은 당분간 계속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한 유럽 문제의 영향력이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까지 확대됨에 따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계 자금 유입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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