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이윤구 기자 = KB금융과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경기불황에도 인수ㆍ합병(M&A)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로 국한된 영업 범위를 해외까지 확장하거나, 금융지주라는 이름에 걸맞게 카드나 증권, 보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들 금융지주사는 회장들이 직접 나서 M&A 계획을 밝히는 등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비은행 부문 수익이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월등한 신한금융만이 M&A에 무관심한 모습이다.

▲우리ㆍ하나금융 "해외로" =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0일 해외 금융회사 3곳에 대한 M&A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동남아시아 두 군데에서 M&A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 군데는 잘 되고 있다"며 "이 외에 유럽이나 아시아가 아닌 중간 지역 하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무산된 미국 LA한미은행 인수도 기회가 되면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미국 LA한미은행 인수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등급이 올라가면 다시 고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당초 동양생명 인수에도 관심을 가졌으나 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나금융도 7년째 공을 들이는 외환은행 뿐 아니라 해외 금융회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지은행 인수로 해외 네트워크 규모가 커지면 글로벌 관리 역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특히 우리금융과 함께 LA한미은행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미국내 은행산업 진출을 위해 미국소재 은행에 대한 인수를 검토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LA한미은행 인수를 두고 격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KB금융 "포트폴리오 다변화" = 은행부문의 비중이 커 금융지주라기보다 '큰 은행'이라는 평가를 받는 KB금융은 증권과 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있다.

올해는 유럽 재정위기로 내실경영에 집중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ING생명이 매물로 등장하자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유럽계 은행이 매물로 나온다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지난 17일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문 닫은 보험회사와 은행들이 많았다"며 "(유럽 재정위기로)유럽계 은행들이 아시아지역 영업을 분리해서 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ING생명 인수에 대해서도 어 회장은 "기다리면서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카드와 증권, 생명보험,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에서 수익창출이 뛰어난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신한금융은 내부 조직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당분간 M&A 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KB금융과 함께 동양생명 인수 대상자로 거론된 신한지주는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이 직접 동양생명 인수에 관심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신한생명 사장 출신인 한 회장이 보험분야에 애착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비은행 부문 활성화를 추진한다면 보험사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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