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연초부터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추이(화면번호3302)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 전일까지 2조1천억원을 쓸어 담았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추이(화면번호3302)>

개인이 해당 기간 동안 2조9천억원에 달하는 차익실현 물량을 매도했지만 외국인은 프로그램 매매 비차익거래로도 개별 종목을 꾸준히 사들여 사실상 오름세를 타고 있는 국내 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이같은 움직임은 유럽위기가 개선 국면에 있고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IT업종과 자동차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집중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LTRO)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되면서 외국인 사이에 유럽계 은행은 파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LTRO 가동 이후 유동성 지표들이 크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국가의 부도'보다 '은행의 파산'이 폭발력이 더 큰 상황에서 재정위기를 겪고있는 국가의 은행에 유동성을 계속 공급하니 은행은 망하지 않는다는 걸 외국인 투자자들이 간파했다는 게 김 팀장 판단이다.

김 팀장은 "처음 LTRO가 시행됐을 땐 시장에서도 반신반의 모습이 역력했다"면서 "점차 LTRO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용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 들어오는 자금은 유럽계 자금보다는 미국이나 중국쪽 자금의 성격이 강하다"며 "이들 국가의 경제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자 투자자들이 적극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향후 돌발 악재에 증시를 끌어올린 외국인의 이탈로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할 우려는 있다"면서도 "다만 두둑히 쌓여 있는 대차거래 잔액을 보면 쉽게 코스피가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펀더멘털이 좋고 실적이 우수한 IT와 자동차 종목에 대한 매수세가 두르러진다"며 "시장에 큰 악재가 당장 닥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 투자 심리 개선으로 주식시장뿐 아니라 글로벌펀드와 장기투자성 펀드의 유입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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