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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서 동양생명 대표이사 사장>

(서울=연합인포맥스) ○.."퇴근 후 맥주 한 잔 합시다. 구한서 올림"

지난 여름. 근무중이던 동양생명 본사 직원 500여명의 휴대전화가 동시에 울렸다. 저녁 '번개' 모임에 초대한다는 구한서 사장의 메시지였다.

지분매각 이슈 등으로 어수선했던 회사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지난 6월 '구원투수'로 등장한 구 사장의 소통이 관심을 끌고 있다.

구 사장은 1997년 IMF위기 당시 없어졌던 '호프데이'를 취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되살렸다.

장기간 회사 경영권 매각 이슈가 지속되면서 다소 흐트러졌던 내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고 직원들의 사기도 북돋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지하 사내식당에서 진행된 '호프데이' 행사에는 식당 수용 가능 인원을 넘어선 2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지난달 23일에도 구 사장은 행사 규모를 키워 본사와 영업직원을 대상으로 같은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은 450여명의 직원이 행사를 즐겼다.

구내 식당만으로는 참석자 모두를 수용하기 어려워 인근 호프집도 통째로 빌렸다. 구 사장은 두 군데를 왔다갔다 했다.

이벤트성 행사 외에도 구 사장은 사장에 오르자마자 전국 20개 사업단과 41개 센터를 일일이 돌았다.

단순히 관리급 직원과 악수만 하고 마는 생색내기 방문이 아니라 가는 곳마다 평균 두어시간씩 회의를 직접 챙겼다.

구 사장은 워킹맘 직원을 위해 을지로에 있는 본사 별관 1층에 23.1㎡ 규모로 유측기과 살균소독기 등을 비치한 수유실을 1천700여만원을 들여 새단장하기도 했다.

작은 것부터 조직을 챙기고 직원의 마음을 행동으로 움직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 사장은 동양생명으로 오기 전 계열사 사장과 짧게나마 그룹 전략기획본부장(사장)을 지냈다.

하지만 그는 이미 1997년부터 10여년간 동양생명에서 보험업계를 경험한 원조 '보험맨'이다.

조직과 그룹이 구 사장에게 거는 기대도 그만큼 크다.

대형 생보사들의 각축전에 중형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에서 구 사장 앞에 놓인 실적 개선과 조직정비, 그룹 세대교체 등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다.

업계는 당장, 그간 정체된 동양생명의 실적이 어떻게 개선될지부터 주목하고 있다.

구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호프데이'든 '워킹맘'이든, 경영자는 실적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증권부 한재영 기자)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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