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그리스의 부채 비율이 여전히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며 그리스 정부가 결국 국채 원금을 상각(헤어컷)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29일 보고서에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체)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그리스 지원안 합의가 "유동성에 목말랐던 그리스 경제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리스의 부채 부담이 여전히 지속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민간부문이 보유한 국채가 디폴트를 맞을 가능성이 크며, 공적부문 채권자들이 그리스 국채의 약 7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으로 볼 때 국채 원금 삭감만이 그리스 부채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그룹과 IMF는 지난 26일 그리스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2020년까지 124% 미만으로 낮추도록 하고 2년 뒤인 2022년에는 110%를 크게 밑돌도록 하는 감축 목표에 합의했다.

이 조건으로 그리스는 440억유로의 구제자금을 네 차례에 걸쳐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과 IMF는 또 그리스의 부채비율을 낮추고자 그리스의 구제금융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여기에는 대출이자를 인하하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에서 발생한 이익을 유럽중앙은행(ECB)에 넘겨 그리스 지원에 쓰도록 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유로그룹은 그리스 국채를 민간 채권자들로부터 할인된 가격에 재매입(바이백)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무디스는 그러나 "그리스 지원 프로그램 실행에 따르는 리스크가 여전히 매우 크며, 특히 그리스의 경제 상황과 사회적 취약성이 극심하다는 점으로 볼 때 더욱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그리스가 합의한 목표치를 아무 문제 없이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면 비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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