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O..최근 자사주를 사들인 대신증권이 이를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띄워 주주도 만족시키고 직원 사기도 북돋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250만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10월28일 종가 기준으로 209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대신증권은 내년 1월 말까지 3개월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일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 결정은 무엇보다도 주가를 띄우기 위한 것이다.

다른 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대신증권도 주가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시 불황으로 증권주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탓이다.

올해 초만 해도 1만3천원을 넘보던 대신증권 주가는 최근 8천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신증권이 빼든 자사주 매입 카드는 눈에 띄게 효력을 발휘했다.

자사주 매입 공시가 뜬 다음날인 10월30일 대신증권 주가는 4.86% 급등해 8천원대 초반에서 후반으로 직행했다. 이후 대신증권 주가는 꾸준히 8천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10월30일부터 이달 29일까지 한달 동안 증권업종 지수는 1.75% 오르는 데 그쳤지만 대신증권은 6.93%나 올랐다.

대신증권은 이번에 매입하는 자사주를 직원들에게 일종의 보너스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사들이는 물량의 일부는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 직원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라며 "회사 실적이 나오면 지급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이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주는 것은 우리사주신탁제도(ESOP)에 따른 것이다.

ESOP로 자사주를 받은 직원은 일정 기간 이를 팔 수 없다. 이로써 직원들은 자사주 장기투자로 재산을 늘일 뿐 아니라 장기근속 유인도 커진다.

대신증권은 거의 매년 자사주를 매입해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작년에도 자사주를 사들여 올해 3월 말 58억원 어치를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대신증권이 증권업계에서는 드물게 ESOP를 시행하는 것은 창업 정신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故) 양재봉 명예회장은 직원을 `동업자'로 보는 철학으로 대신증권을 세웠다"며 "ESOP도 회사와 직원이 함께 발전하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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