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옵션 승수 인상에 ELW 시장 규제, ELS 가입제한까지…. 파생 시장에 미래가 안 보입니다."(A 증권사 관계자)

올해 금융당국의 연이은 규제로 파생상품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그 파장이 증권사 리서치센터까지 퍼지고 있다.

과거에는 프로그램 매매 등 파생 시장만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파생 애널리스트의 활동이 활발했지만, 최근에는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이들의 이탈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이탈 후에는 원활하게 인력이 충원돼야 하지만 그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A 증권사 파생 애널리스트의 경우다.

그는 최근 B 증권사 선물옵션 프랍트레이더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각종 규제로 파생시장이 위축된 데다 내년 우정사업본부 거래세 부과 등으로 차익거래 주체마저 없어지면서 앞으로 시장이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쌓아왔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또 다른 전문 분야에 뛰어들었다.

C 증권사 파생 애널리스트도 마찬가지다. 그는 D 증권사 장외파생영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외에 E 증권사 파생 애널리스트는 최근 회사를 떠났다. 앞으로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들 세 개 증권사의 파생 애널리스트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된 것이 애널리스트 이탈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사는 순수한 파생 시장 분석 말고도 먹거리가 있기 때문에 시장 위축이 생존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시장 분석 외에 일거리가 없는 중소형사는 과도한 시장 규제가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형사의 경우 파생 애널리스트의 자리가 굳건하게 지켜지고 있지만, 전통적인 파생 리서치만 하는 애널리스트는 거의 없다. 연기금이나 다른 거래사에 롱쇼트나 상장지수 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전략 자료를 제공하는 등 다른 서비스 지원을 함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과 우정본부 거래세 부과 등으로 파생 시장 규모는 위축되겠지만, 외국인이 시장을 독식하면서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적절히 분석해 줄 전문가는 점점 줄어들고 있어 업계의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파생 시장에서 비전이 보이지 않으니 애널리스트들도 살길을 찾아 나선 것 아니겠느냐"며 "이번에 인력이 이탈한 증권사뿐 아니라 오랫동안 파생 애널리스트 자리가 공석이었던 증권사들까지 충원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파생 애널리스트는 IT애널리스트처럼 고액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니라 새롭게 일을 시작하려는 예비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가 본격화되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산업증권부 신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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