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로 예정된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어서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 일정이 다가오면서 경쟁 기업들을 깎아 내리는 각종 루머가 양산되는 등 상도의를 넘어서 진흙탕 싸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3일 정부와 삼척시 등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이달 말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내놓으면서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자를 최종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동양(동양파워)ㆍ동부(동부발전)ㆍ포스코(포스코에너지)ㆍ삼성(삼성물산)ㆍSTX(STX에너지) 등 5개 그룹이 피말리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만들겠다고 제안한 화력발전소의 규모는 300만∼400만KW(킬로와트)급으로 투자비만도 8조∼11조원에 달한다.
막대한 투자비가 따르는 만큼 현지 지역 사회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을 위한 평가항목 가운데 삼척시의 평가배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경부는 ▲사업자들의 사업계획서(75점) ▲주민동의(15점) ▲삼척시 평가(10점)로 나눠 평가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인데, 현지 분위기는 사실상 삼척시의 평가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척시는 당초 5개 사업자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로 했지만 지난 달 25일 삼척시의회가 STX에너지와 삼성물산가 제출한 계획안을 부결시켰다.
배점이 10점에 달하는 삼척시 평가에서 사실상 '0'점을 받게 된 것으로 사업자 선정전에서 배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업들간 '전쟁'은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 달 말에는 특정 기업이 재무적으로 불안정 해 투자는 커녕 망할 수도 있다는 식의 루머가 급격히 확산하기도 했다.
삼척의 일부 지역에서는 몇몇 기업들을 겨냥한 실제 수치와 다른 부채비율 등이 적힌 전단지가 무작위로 살포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척에서의 소문은 급기야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서울 여의도에서 소위 '찌라시'에 인용이 될 정도로 퍼지면서 해당 기업이 곤혹스런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
삼척시 고위 관계자는 "시내 일부 지역에 현수막과 함께 함께 전단지 등이 돌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업자 선정전에 뛰어든 한 기업의 관계자는 "기업간 이전투구가 상대를 헐뜯는 모략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어 기겁할 정도다"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척시 의회에서 부결 판정을 받은 기업들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특별한 기준이나 이유없이 '0'점을 받아 사실상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게 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재심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의회에서 '통과'한 기업들은 재심의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면서 완강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삼척시 의회는 일단 재심의를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결정을 번복할 경우 더욱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결 판정'을 받은 기업의 한 관계자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다"면서 "특정 기업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결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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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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