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골드만삭스가 부진하긴 해도 예상을 웃도는 분기별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시장 환경에 대처하고자 지난해부터 비용 절감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골드만삭스가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 경쟁자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철저하게 손익을 따지는 전략을 폈는데, 작년에는 그 대신 비용 절감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2009년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더들이 주식과 채권 등 위험 자산을 매입했다가 다른 금융기관에 매도해 엄청난 차익을 얻은 것이 수익에 매달리는 전략에서 거둔 성과 중 하나다.

하지만, 작년에는 그러한 전략이 아니라 비용 절감에 주력했다.

골드만삭스는 18일 실적 발표에서 작년 12월31일 기준으로 임직원 수가 3만3천명으로 2010년보다 2천400명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중반 예상했던 감원 수보다 두 배정도 많은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책정한 연간 급여와 성과급 규모는 2010년의 154억달러에서 122억달러로 21% 축소됐다.

예상보다 많은 감원에도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43만1천달러에서 36만7천달러로 15% 줄었다.

데이비드 비니어 골드만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환경에 맞게 회사의 규모를 조절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몇 주 후 지급될 성과급이 매출 감소율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깎였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의 작년 연간 매출은 2010년대 비 26% 감소한 288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비니어 CFO는 회사가 강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신흥시장에 주목한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신흥시장 투자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시장은 대체로 골드만삭스가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트레이딩과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더 나쁠 수도 있었는데 적어도 손실을 기록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WSJ는 시장이 골드만삭스의 실적을 반긴 데 대해 금융위기 후 시장 분위기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를 나타내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분기 순익이 10억달러(주당 1.84달러)로 3분기 대비 58% 감소했다고 18일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44억4천만달러의 순익(주당 4.51달러)을 거둬 2010년보다 47% 감소했다.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호재에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6.8%나 올랐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은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이 말한 그대로였다.

골드만삭스는 작년이 지난 2008년 이후 실적이 가장 부진한 해가 될 것이며 크게 개선될 여지 역시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해 왔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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