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은행연합회에서 은행권 대출 기준금리 변경을 주제로 2차 회의가 열렸지만 1차 때와 마찬가지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1차 회의 때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양도성예금증서(CD)의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은행권은 조달금리와 괴리가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2차 회의에서도 은행들은 통안채를 비롯해 코리보(KORIBOR), 코픽스(COFIX), 은행채 모두 CD금리를 대신하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CD금리가 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체의 필요성이 있다는 데는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일 연합회에서는 CD금리가 시장금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데 따라 대출 기준금리 변경을 논의하는 회의가 열렸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이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지난 6일 첫 회의를 가진 후 두 번째다.

한은과 금감원, 은행권 실무진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는 1차 회의 때 한은이 제시한 통안채와 함께 코리보, 은행채의 장단점이 논의됐다. 현재 CD 대출금리와 함께 사용되는 코픽스를 중장기 위주에서 단기 대출 기준금리로도 활용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은행권은 대출 기준금리가 조달금리와 연계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이 1차 회의 때 대안으로 제시한 통안채는 조달금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리보는 유동성이 부족하고 실제 거래가 아닌 호가 위주며, 은행채는 만기가 1년 이상이어서 91일물 CD를 대신해 단기 기준금리로 활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코픽스는 한 달에 한 번만 발표되는 데다 단기보다는 장기 자금조달을 반영해 6개월 이상 중장기 대출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은행채와 마찬가지로 CD금리를 대체하기 어려운 셈이다.

은행들은 통안채와 코리보, 은행채, 코픽스에 대해 각기 다른 태도를 보였지만 CD금리를 대신할 대출 기준금리를 찾아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안채는 대안 중 하나일 뿐이다"며 "은행들이 조달금리와 대출 기준금리를 연계시키려 하고 있어 통안채가 CD 대안으로 채택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회의는 특정 금리를 선택하기보다 새로운 대출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기본 취지에 공감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별로 아이디어가 다르고 통안채와 코픽스, 코리보 등이 계속 언급되고 있다"며 "금감원은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할 뿐이고 결정은 은행들이 논의해서 할 문제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은행권 관계자는 "통안채와 코리보, 코픽스, 은행채 모두 은행 단기 조달금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은행들의 생각이다"고 전했다.

그는 "대출금리는 당국이 강요할 수 없는 것으로 금감원도 불합리한 것만 아니면 은행 선택을 따라가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새로운 대출 기준금리 도입이 내년 7월로 예정돼 있다"며 "아직 시간 여유가 있는 만큼 토의가 좀 더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CD금리를 유지하자는 의견도 나오는 등 의견이 많이 엇갈리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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