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서울채권시장은 금리를 움직일 만한 재료가 마땅히 없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에 나올 호주중앙은행(RBA)의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따라 장중 변동성은 일부 확대될 여지가 있다.

간밤에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미국 주가는 내렸으나 채권금리는 약보합권을 나타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의 경우 1.6~1.7% 밴드 내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강세 재료가 우세한 속에서도 금리가 박스권 하단인 1.6%선에 근접하자 일부 경계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박스권 상단에서의 움직임도 이와 유사했다. 국채 금리가 1.7%선에 근접한 상황에서는 미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도 번번이 상승폭은 제한됐다.

뉴욕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이처럼 크게 줄어든 것은 연말 북클로징 등 수급 요인과 함께 재정절벽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탓이다. 글로벌 시장은 온통 미 재정절벽 협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으나 미국 정부와 의회 간 협상은 팽팽한 대치국면이다.

미 정부는 앞서 연소득 25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을 상대로 한 1조6천억달러 규모의 세금 인상안을 6천억달러 상당의 연방 정부지출 및 각종 공제 혜택 삭감과 맞바꾸는 내용의 안을 던졌으나 공화당은 이 안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1조4천억달러 상당의 연방 정부 지출 감축과 고소득층의 세금 감면 및 공제 혜택 제한을 통한 8천억달러 규모의 세수 확충을 담은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했다. 이 역시 미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라는 관측이 많아 교착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채권시장 재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호주중앙은행(RBA)의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그나마 단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RBA는 우리 시간으로 오후 1시를 전후해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호주의 시장 전문가들은 RBA가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주가 기준금리를 내리면 우리 채권시장의 강세 요인이 될 수는 있으나 추가 완화책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인식이 많아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표 부진에 美 주가 하락..채권금리 보합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지난 11월 미국의 제조업 지수가 부진하게 나오고 재정 절벽 협상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59.98포인트(0.46%) 하락한 12,965.60에 거래를 마쳤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과 다른 6명의 공화당 하원지도자들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세제 개혁을 통한 8천억달러의 세수 증대와 6천억달러에 이르는 의료보험 지출 감축안을 제시했다.

전날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공화당이 재정 절벽이 발생할 때 나타날 재앙을 피하려면 결국에는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에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11월 미국의 제조업활동은 고용 약화로 50을 밑도는 위축세를 나타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1.7에서 49.5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로 시장에서는 51.0을 보였을 것으로 예상했다.

10월 미국의 건설지출은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10월 건설지출이 1.4% 늘어난 연율 8천721억4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0.5%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스는 이날 국채 환매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스는 높은 호가에서 시작해 낮은 호가로 내려오는 더치 방식의 입찰에 나설 것이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으로부터 국채 환매 비용 100억유로를 대출할 예정이다. 국채 환매를 통해 그리스는 200억유로 규모의 부채를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국채가격은 그리스의 국채 환매 프로그램 발표와 중국 경제지표 호조라는 하락 요인에도 미 제조업지수 위축이라는 상승요인이 부각돼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bp 가까이 오른 연 1.624%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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