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미국계 자금의 이탈은 상대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으로 신흥국 자금이 이탈해 미국 내 투자로 선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7천43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2천800억원 규모로 순매도 기조를 보였으나 이달 들어서는 매도 규모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계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이 상대적으로 심화되면서 증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달 들어 미국계 자금이 6천110억원 빠져나가 외국계 중 가장 큰 이탈 조짐을 나타내고 있고 유럽계는 4천30억원 순매수 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에 대해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영국계 자금이 5천398억원 순매수로 들어오면서 압도적인 매수 기조를 나타냈다. 영국계 자금은 지난달 유럽계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이탈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영국계 주요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 이탈이 본격화됐고 지난달 영국계 자금은 1조6천억원 넘게 국내 증시를 이탈했다.

전반적으로 미국계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자국내 투자로 회귀하고 있고 유럽계 자금은 유동성 상황을 보면서 대처하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달 유럽 재정 위기 여파로 영국계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자금이 대거 이탈했는데 그 여파로 인해 이달 들어서는 영국계 자금을 중심으로 유럽 자금이 조금씩 매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쪽에서 자금을 많이 빼고 유럽계가 들어오고 있는데 추세는 좀 더 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거시지표가 차츰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럽쪽 보다는 미국쪽으로 투자가 몰리면서 이른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고 글로벌 증시를 보면 신흥국 자금이 미국내 투자로 옮겨가는 현상이 발견된다"면서 "전반적으로 유럽쪽으로 들어가는 투자는 줄어들고 미국내 투자로 몰리는 경향은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아직은 추세적으로 완전히 자금 이탈 성격을 규정할 수 없어 글로벌 거시지표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흐름은 미국 쪽 거시지표가 좋아져 글로벌 투자가 미국 내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발견된다"면서 "달러-원 환율의 경우도 상승으로 다시 방향성을 잡고 있어 국내 투자 여건이 좋지는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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