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이 7년간 몸담았던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 누가 후임자가 될지로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오히려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이 의장직을 승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독일은 올해 봄부터 쇼이블레 장관을 차기 유로그룹 의장으로 밀었다. 쇼이블레 장관이 독일인들이 유럽에 낸 혈세를 지킬 것이라는 점에서 유권자를 안심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융커 의장도 쇼이블레 장관을 지지했는데 그 이유는 메르켈 총리와 정반대다. 자신을 친유럽 성향으로 분류한 쇼이블레 장관이 유로그룹 의장이 되면 메르켈 총리의 가혹함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킬 것으로 융커 의장은 기대했다.

그러나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자국의 재무장관이 유로그룹 의장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한다. 내년 가을에 치러질 독일 총선이라는 변수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상들은 내년 말에 독일 재무장관직에서 물러나 있을 수도 있는 인물을 선택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자유민주당(FDP) 연정이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하면 쇼이블레 총리가 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자민당이 지난 총선에서 의석수를 잃으면서 연정의 승리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연정은 사회민주당(SPD)을 포괄하는 대연정을 꾸릴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재무장관 자리는 프랑스-발터 슈타인마이어 사민당 원내 대표의 몫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당과의 연정 가능성도 있는데 이때에는 위르겐 트리틴 녹색당 원내 대표가 재무장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그룹 의장의 업무 강도가 높은 만큼 쇼이블레 장관이 재무장관직에서 사퇴하면 전임 유로그룹 의장으로 일할 수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이 방안을 지지한다. 하지만 쇼이블레 장관은 유로그룹 의장이 국가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재무장관직 사퇴안을 반대하고 있다. 앞서 차기 의장으로 쇼이블레 장관을 지지한 융커 의장은 지난 3일 독일과 프랑스 재무장관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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