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통해 현금보유를 늘리면서 인수합병(M&A)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윤창규 삼정KPMG 상무는 "저성장 시기에는 기업들이 핵심사업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M&A를 통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10일 조언했다.

기업들이 관리마인드를 바탕으로 비용절감과 조직 슬림화를 이루면서도 수평적, 수직적 결합을 통해 주력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상무는 "경기 침체기에 받는 충격은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이 더 크지만, 시장에 좋은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커진다"며 "호황기에 대기업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M&A에 나서 기회를 뺏긴 중견기업들에는 오히려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저성장 시기를 기회로 주력사업 M&A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격적인 면에서 좋은 매물을 좀 더 싸게 살 수 있어 호황기 단계 M&A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윤 상무는 "국내 M&A 프리미엄은 2008년 72.59%에서 지난 9월 26.39%로 하락해 과거보다 적은 금액으로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초 딜을 성사시킨 하나로저축은행을 성공적인 사례로 꼽았다. 저축은행중앙회가 대주주로 있던 하나로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 등으로 부실징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아주캐피탈에 인수돼 우량 저축은행으로 탈바꿈했다. 아주캐피탈이 800억원 증자를 통해 BIS비율을 끌어올렸고 사명도 아주저축은행으로 바꿨다.

아주캐피탈의 경우 저축은행 인수 전에 수신기능이 없어 5% 넘는 금리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그러나 아주저축은행을 통해 3~4%대의 예금금리로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해 진 것이다.

윤 상무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에게 윈-윈할 수 있는 딜이었다"고 회상했다.

최근 국내 M&A 상황에 대해 그는 "기업들의 체질이 양극화되다 보니 우량과 비우량만 있고 중간층이 없다"며 "M&A 시장에서도 매물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괜찮은 기업이 없어 '매수자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이후에는 채권단 주도로 기업구조조정이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들도 내년을 기다리면서 관망추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도 타이밍을 이에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상무는 삼정KPMG의 장점으로 산업별로 나눠 전문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점을 꼽았다.

그는 "감사와 비감사를 분리해 40~50명 정도의 M&A팀 직원들은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또한 섹터별로 나뉘어 있지만 내부 정보를 공유해 딜 매칭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창규 상무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법학과를 졸업 후 증권업협회(코스닥등록심사)에서 2000년 삼정KPMG로 옮겨 쌍용자동차 매각자문 등을 성사시켰다. 그는 M&A와 기업구조조정, 자금조달, 부실채권 매각ㆍ매수 등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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