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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꾼이 부채도사를 찾아와서 하소연하였다. “어제 속임수를 썼다가 그만 들켰지 뭡니까. 상대방이 저를 때리더니 2층 창밖으로 내던져 죽을 뻔 하였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부채도사는 “내가 당신이라면 앞으로는 1층에서만 노름을 하겠네.”라고 답했다.

노름꾼이 돌아간 뒤, 주위의 사람들이 놀라 부채도사에 물었다. “왜 노름을 그만두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부채도사가 말하길 “내가 뭐라고 말하건 그가 노름을 그만두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지.” TV 증권방송에서 종종 ‘종목상담’을 보는데, 어찌 그리 물어보는 사람이나 답하는 사람이나 똑같은지 찬탄을 금할 수 없다. 주가가 올라서 수익이 나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할까 묻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대부분은 매수한 주식이 하락하여 손해를 보고 있는데 어찌할까 라는 질문이다. 그런데 TV에 출연하여 답하는 ‘전문가’들은 표현만 약간 바꾸었을 뿐, 사실은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렇다! “팔지 말라”는 조언이다. (간혹 “반등하면 매도하라”는 의견을 내기도 하는데, 따지고 보면 그것도 일단 보유하고 있다가 나중에 오르면 팔라는 의미이므로 역시 팔지 말라는 뜻이다.) “당장 팔라”고 말하는 전문가는 절대로 없다. 당연하다. 그렇게 말해보았자 듣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 괜히 쓸데없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 입만 아프다. 방송에서(생방송이다!) 상대방이 들어서 기분 나쁠 이야기를 했다가 어떤 일이 벌어질 줄 알고!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백번 낫다. 요즘 내 글의 클릭수가 약간(!) 줄어드는 모양이다. 글쎄다. 내가 요즘 줄곧 주식시장을 비관하는 이야기만 해서 그런가? 내내 듣기 싫은 이야기만 하니 사람들이 아예 읽지 않는가보다. 뭐 상관없다. 나는 그냥 내 소신을 말하고 있을 따름. 듣고 싶은 사람만 들으시라. 물론 당신은 예외이다. 내 이야기에 지금 귀 기울이고 있으니 말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기술적분석에서 거래량은 매우 중요하다.

"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라는 증시격언도 있듯 거래량이 뒷받침되어야 추세가 만들어진다. 그림자인 주가는 그저 거래량의 움직임을 뒤쫓는 수준일 때도 많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요즘 주가의 상승세는 참으로 기형적이다. 코스피지수는 오르고 있는데, 거래량은 형편없이 적다. 이상하다. 거래량은 시장의 에너지, 상승 동력이다. 거래량이 늘고 있다는 것은 매수세가 끊임없이 시장에 유입되고 있음을 뜻한다. 시장의 에너지가 활기차야 주가도 힘차게 오를 수 있다. 주가가 오르면 거래량이 늘고, 주가가 내리면 거래량도 준다. 그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요즘처럼 거래량이 부진한데도 주가가 꾸역꾸역(!) 오르는 것은 무언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 된다. 굳이 유식하게 말하면 다이버전스(divergence)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

다이버전스(괴리)는 주가와 RSI 등과 같은 기술적지표와의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거래량과 주가와의 관계에서도 발견된다. 다이버전스가 나타난다면 조만간 추세전환이 전개될 것이라는 신호로 간주된다. 다이버전스라고 하여 당장 오늘 내일, 혹은 이번 주 안에 우지끈 추세전환이 일어난다는 말은 아니다. 추세는 종종 연장되는 법. 스스로 그만두거나 혹은 외부의 강한 충격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예전의 흐름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차트에서도, 즉 일목균형표로도, 스토캐스틱으로도 코스피지수는 아슬아슬하나 아직은 상승추세가 더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일목균형표에서는 주가가 급기야 구름 상단을 상향돌파하였고, 스토캐스틱은 매도신호가 다시 실패(failure)가 되면서 매수신호로 뒤바뀌었다. 이것만 본다면 상승세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어느 수준까지 상승세가 이어질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다만 거래량과 다이버전스가 나타나고 있는지라 조심하여야 할 구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예전의 경우를 보더라도 기술적지표와 주가와 다이버전스가 나타났을 때, 확실히 추세는 뒤바뀌었다. 역사가증명한다.지금이라고 다를까? 아. 이것도 역시 ‘듣기 싫은’ 이야기인가?

(달러-원 주간전망)

요즘 내가 달러-원 환율전망을 할 때마다 되풀이하는 말이 있다. 그렇다. “달러-원은 기술적분석의 손을 떠났다”라는 말이다. 솔직히 말하여 기술적분석으로 잘 안 된다. 예측하기 어렵다. 차트는 누가 보더라도 하락세이다. 일목균형표를 들먹이지 않아도 그냥 단순히 이동평균만으로도 된다. 하락세이다. 장, 단기 데드크로스가 난지 오래이고, 장, 단기 이동평균이 역배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도 한참이나 지났으니 이건 분명 하락세이다. 다만, 하락세인 것은 분명한데,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좀 있다. 선거요, 1,080원이요, 당국의 의지요, 거기에다 12월이라는 점 등이다.

우선 선거. 누가 되건 ‘경제 민주화’를 외치니만큼 성장보다는 분배, 수출보다는 내수에 중점을 둘 터. 그러기에 달러-원 환율은 내년에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당장 1,080원이 무너질까? 그건 의문이다. 마치 네덜란드 의로운 소년이 가녀린 팔뚝으로 막았던 둑, 혹은 막강한 독일 전차군단을 막아내었던 마지노 요새처럼 1,080원은 최후의 보루이다. 그게 무너지면 순식간에 1,050원까지 주루룩 후퇴할 것이 분명하다. 당국도 이를 잘아는데 쉽사리 양보할 것 같지 않다. 그런데다 대부분 북클로징에 들어가는 12월인지라 악착같이(!) 당국과 싸워가며 환율을 끌어낼 선수, 과연 누가 있을꼬. 결국 유야무야 이런 상태로 흘러가다 말 공산이 높다.

차트로는 안 된다. 차트는 분명 하락세이다. 당장 오늘이라도 1,080원이 무너진다고 하여 이상할 것도 없다. 그러나 기술적분석이 아닌 다른 요인들을 살폈을 때는 1,080원이 붕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런데 어찌 차트를 들먹일 수 있겠나. 에이고.

<김중근의 기술적분석START>1543<김중근의 기술적분석END>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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