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순환출자 등 금융정책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돼도 보험 등 비은행 금융지주회사 설립 유인은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대기업 규제 방향은 현재의 금산복합 상황을 인정하고 이를 현실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고, 민주통합당의 순환출자 기존분 3년 내 해소 공약도 보험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촉진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새누리ㆍ민주통합 금융정책 차이점은 = 새누리당은 순환출자 문제와 관련해 신규 출자분만 규제하고, 기존 출자분은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민주통합당은 기존 순환출자분을 3년 내에 해소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의결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출총제에 대해선 새누리당은 제도 부활을 반대하는 한편 공정거래법으로 이를 보완하겠다고 공약했다. 민주통합당은 공기업을 제외한 10대 대기업 집단에 대해 순자산의 30%까지 출총제를 재도입하는 안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금산분리와 관련해 대기업 금융회사가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 제한 강화, 금융 계열사의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 의무화,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금융회사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민주통합당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한도를 4%로 축소하고 비은행 금융지주회사의 비금융 손자회사 소유를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료: 현대증권>



▲보험금융지주 설립 유인 여전 = 새누리당은 중간금융지주 제도를 통해 비은행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유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집권하면 미국의 버크셔해서웨이와 같은 형태의 금융ㆍ제조업 복합그룹 구조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버크셔해서웨이는 전체 자산의 80% 정도가 보험업에 집중돼 있고, 보험회사의 자산으로 제조업을 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며 "새누리당의 중간금융지주 정책이 입법화되면 버크셔해서웨이가 삼성 등 국내 그룹의 프로토타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의 출총제 부활, 순환출자 기존분 3년 내 해소 공약도 보험 등 비은행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촉진하는 내용이다. 기업이 순환출자 해소에 나서는 유효한 수단이 인적분할을 통한 비은행 금융지주회사 설립이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이와 관련해 선례를 남겼다.

업계 관계자는 "인적분할을 할 경우 보험회사는 기존 계열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해 향후 출자 여력을 높일 수 있고, 지주회사는 효율적으로 계열사 지분을 관리할 수 있게 될 것"고 말했다.

▲보험금융지주 설립 유인은 = 비은행 금융지주회사는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회사에 비해 규제 강도가 약한 편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지주회사 산하에 비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과 비은행 금융지주회사의 또 다른 차이점은 시스템 리스크 유발 가능성이다. 지급결제와 청산시스템은 은행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증권이나 보험회사가 시스템 리스크를 촉발할 가능성은 작다.

보험회사는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축적하고 있지만, 비유동적 부채를 유동적 자산으로 변환하는 영업을 한다.

이태경 연구원은 "AIG의 경우처럼 언더라이팅 자체가 금융시스템에 연결된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험회사가 시스템 리스크를 일으킬 가능성은 작다"며 "따라서 보험업권에 금융업종 고유의 규제를 다소 완화해 적용하는 제도적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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