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GS그룹의 유통전문 계열사인 GS리테일은 지난 6월23일 상장심사를 통과하고도 6개월가량 상장을 미뤘다.

IPO(기업공개) 흥행 부진에 대한 우려에다 허위 매출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겹쳐 일정을 늦추다 이번 달 안으로는 상장을 끝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최근에서야 공모절차를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어렵게 시작된 GS리테일의 공모청약은 흥행하지 못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상장으로 GS리테일에 유입되는 자금이 하나도 없는데다 공모가도 다소 높게 책정됐고, 앞으로 하이마트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예상까지 제기된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16일 분석했다.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GS리테일의 공모주 일반청약의 최종경쟁률은 5.69대1을 기록했다.

당초 GS리테일은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29.7%의 점유율로 2위, SSM(기업형 슈퍼마켓) 시장에서 20.9% 점유율로 3위를 기록한 만큼, IPO 흥행에 필수적인 사업안정성과 성장성을 보유한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또, 올해 상장된 종목 중 GS리테일처럼 대기업 계열사이거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세아특수강(363대 1), 골프존(209대 1), 현대위아(103대 1), KT스카이라이트(97대 1) 등의 공모는 모두 크게 흥행했다.

또 최근 공모시장의 열기에 힘입어 GS리테일과 비슷한 시기에 공모를 진행한 디엔에이링크(837대 1), 씨유메디칼시스템 (568대 1), 나이스디앤비(216대 1), 서암기계공업(183대 1) 등의 중소형 종목들도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그런데 유독 GS리테일은 이처럼 높은 수익성과 인지도, 최근 시장 흐름에 대한 혜택을 보지 못하며 예상외로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GS리테일의 공모가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 IPO 관계자들은 우선 IPO를 통한 자금유입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IPO가 전액 LG상사 소요 구주의 매출로만 진행된 탓에 GS리테일로 유입되는 자금이 전혀 없다는 점이 투자 매력을 반감시켰다는 분석이다.

증권사의 IPO 담당 임원은 "보통 발행사가 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을 신규투자에 사용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투자가치가 올라가게 된다"며 "하지만 GS리테일은 공모자금 유입이 없어 예상 투자수익률이 제한돼 공모 열기가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주가순이익비율(PER) 15.3배 수준인 GS리테일의 공모가가 유통업계 평균(12.4배)보다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 2대 주주인 LG상사가 지분을 정리하기 위해 상장이 추진되다 보니 공모가 수준이 시장의 예상을 웃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결국, 이러한 공모가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도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GS리테일은 최근 롯데쇼핑, 신세계 등과 함께 매물로 나온 하이마트의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면서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최근 경영권 분쟁의 홍역을 치른 하이마트는 1ㆍ2ㆍ3대 주주의 보유지분을 공동 매각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하이마트의 매물가치가 1조5천억∼2조원 대에 달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반면 GS리테일의 보유 현금력(현금 및 단기유가증권)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7천억원 수준이다. 따라서 만약 GS리테일이 하이마트 인수에 나설 경우 상당 자금을 차입해야 해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GS리테일 측은 하이마트 인수에 대한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여러 정황상 유력한 인수 후보로 예상된 점도 상장 직전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GS리테일은 오는 2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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