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기자 = KB금융지주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둘러싸고 회장과 이사회의 갈등이 되풀이되고 있고, 우리금융지주는 은행의 부행장급 인사를 놓고 내분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어윤대 KB금융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정권 말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확정하려 했으나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만장일치는커녕 표 대결까지 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오는 18일로 이사회 일정을 연기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KB금융의 ING생명 인수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어 회장은 ING생명 인수 가격을 낮췄다며 인수에 반대하는 사외이사를 설득하려 했지만, 지난 5일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진들은 보험업 성장성에 대한 회의론를 제기하며 반대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어윤대 회장의 '베이징 취중 소동'까지 겹치며 어 회장의 리더십 그야말로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지난주 부행장급 인사를 마무리하고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최종 조율을 거치고 나서 지난 7일 발표하려 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지난 7일 예정된 임원 인사를 내놓지 못했다.

은행측은 인사 일정 연기에 대해 이렇다할 해명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내부에선 은행과 지주가 부행장 선임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인사가 연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이 우리금융을 떠나기에 앞서 측근 인사를 배려하기 위해 은행의 부행장 인사를 흔들어 놓았고, 이에 이순우 행장과 일부 부행장들이 반발하면서 우리은행 임원 인사가 예정대로 흘러가지 못한 것 아니었냐는 것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KB금융과 우리금융 회장은 대통령 측근 인사이기 때문에 정권 말 리더십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만일 ING생명 인수나 은행 (부행장급)인사가 정권 초에 진행됐다면 회장의 뜻에 반하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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